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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DT 광장] 앱스토어 열풍 이상없나

[DT 광장] 앱스토어 열풍 이상없나

김 인 현 투이컨설팅 대표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 (WWDC)에서 스티브 잡스는 "앱스토어에는 현재 22만5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와 있고, 매주 1만5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새로 등록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 4월 27일 60만 대를 돌파한 후 25일만에 70만 대를 넘어섰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국내 애플리케이션도 아이폰 판매 5개월만에 5500 개를 넘어섰다.

애플의 아이폰이 성공한 주요 원인으로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제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되는 것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일자리 창출 핵심 사업으로 `1인 창조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앱 개발자 양성을 위한 앱 창작터, 앱 상용화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센터를 구축하여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앱 개발사는 1인 개발자를 포함해 모두 593개 사이며, 업체 당 앱 등록 건수는 평균 9개 정도이다. 앞으로 앱 개발자는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기만 한 것일까? 앱스토어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수출을 증가시키고, 청년 실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앱 개발자를 양성하면 그들이 좋은 직장을 얻고 적정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될까? 물론 성공한 개인이나 기업도 나오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앱 개발자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의 답이 없다. 기업은 최소한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출시해서 적어도 30% 정도는 성공하여야 한다. 그러나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이미 20만 개의 앱이 존재하며 매주 1만5000개가 새로 올라온다. 그 중에서 일정한 순위 안에 들기를 바라는 것은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과 같을 것이다.올린 앱이 일단 성공해도, 머지 않아 보다 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 등장하곤 한다. 한번 얻은 경쟁력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은 통신요금 정책의 결과이다. 스마트폰이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통신회사들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지금까지 무선 통신에서 발생하는 부하를 기존 통신 장비수용할 수 있었고, 통신사들은 음성 통신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보장받고 있었기 때문에 무제한 통신요금제를 수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무선 통신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통신사들의 입장이 바뀌기 시작했다. 더욱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음성 통화는 기존 음성 통화의 10분의 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앱스토어 플랫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누구나 걱정하듯이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은 어떤 모습이 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애플의 앱스토어의 미래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구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관련 기업들은 독자적인 앱스토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기술은 단순화의 방향으로 진화한다. 언젠가 이러한 앱스토어들은 하나의 표준체계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즉 시장이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보다 심각하게 고려할 점은 앱스토어 자체가 고객에게 무슨 가치를 주는가 하는 점이다. 음악을 다운받기 위해 굳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그냥 모바일 웹으로 접속해서 이용하면 된다. 신문사의 뉴스를 보기 위해 앱을 다운받아서 설치하기보다 직접 해당 모바일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더 편하다.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2013년을 정점으로 점차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HTML5를 통해 모바일 웹 기술의 진화가 이루어지면 앱스토어는 웹스토어로 상당 부분 대체될 것이다.

앱스토어의 앱 개발자는 100만원이 넘는 애플 장비를 자신의 비용으로 구매해서, 애플을 위해 밤잠도 자지 않고 일하지만 월급은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소수의 성공자를 바라보면서 마치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환상으로 피와 땀을 쏟고 있는 것이다.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애플이나 구글의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2009년 42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295억 달러로 7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치중함으로써 다수의 실패자를 양산하기보다 플랫폼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