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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내용보다 ‘관계’를 중시해야 성공한다 트위터 비즈니스의 세계

내용보다 ‘관계’를 중시해야 성공한다 트위터 비즈니스의 세계 (1) 2010년 05월 25일(화)

불과 1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트위터(Twitter)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정보통신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하거나 공과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인터넷 메신저 대신 사용하려는 얼리어답터들끼리나 쓰는 거라고 알려졌었다.

그보다 더 1년 전에는 미국 등지에서 유학하다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유학생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단어'였다. 그러나 트위터가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것은 2006년 3월의 일, 이미 4년이 넘었다. 정보통신분야 서비스 중 2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유지되는 사이트가 별로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트위터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인터넷 서비스임에는 틀림없다.

싸이월드를 연상케하는 트위터 인기

트위터는 전문적인 용어를 빌자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에 속하는 마이크로 블로그(Micro Blog)로 분류된다. 쉽게 풀어쓰자면 '지인들 간 유대 형성에 도움이 되는 미니홈피' 정도다. 의미로 보자면 그리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위터는 대중들에게 급속히 확산돼 일종의 유행을 타면서 그 중요성이 대단히 커졌다.

대체로 트위터는 단문메세지 서비스라는 점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스마트 폰 등과 연계하기 위한 방식에 유효할 뿐, 트위터의 개념을 잡고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트위터의 이런 인기는 마치 SK가 1999년 9월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싸이월드'를 내놓았을 때와 비슷하다. 어느 인터넷 사용자든 간단하게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는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손쉽게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싸이월드는 여기에 '일촌'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켰다. 바로 내가 아는 사람이 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인데, 소셜 네트워킹의 간단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된 것이다.

싸이월드는 한국에서만 해도 가상의 사이버 머니, '도토리'를 팔아 모기업인 SK의 효자가 됐고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로 급속하게 파고들어 세계적인 사이트로 이름을 날렸었다.

소셜 네트워킹의 시장 가능성이 싸이월드를 통해 현실로 입증된 것인데, 그 전까지 소셜 네트워킹은 인간-기계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등의 분야 컨퍼런스에서 등장한 학술의제로 이론적 가능성으로 제기되거나 탐사보도 분야에서 뇌물수수 정치인들과 기업 총수들과의 관계를 분석하는 등에 사용됐었다.

대중적으로 이런 서비스가 상업적 성공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는데, 과연 이메일과 전화, 메신저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이 '이미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에 돈을 내면서까지 사용하겠냐는 것이 이유였다. 결론적으로 '일촌'은 성공했고 사람들이 "도토리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 싸이월드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러한 '일촌'의 성공에 힘입어 새롭게 등장한 것이 미국 하버드대 학생이던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만든 '페이스북(Facebook)'이다. 현재까지 활발하게 사용되는 페이스북은 주로 개인 생활 같은 소소한 일상을 지인들과 나누는데 활용된다. 마치 한국에서 만든 '아이러브스쿨(I Love School)'처럼 동창들을 중심으로 확장된 페이스북은 개인을 강조하다 보니 현실 세계에서 아는 사람들로 접속 범위가 한정됐다.

사회적 관계망 확장하게 만든 것이 인기의 비결

트위터의 소셜 네트워킹은 페이스북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는 사람의 사이트에 접속해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비슷하지만, '아는 사람'에 대한 범위가 다르다. '아는 사람' 중에는 나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포함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칸의 여왕 전도연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전도연을 알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소셜 네트워킹이 쌍방간 지인관계로 사회적 관계망을 비교적 닫아놓은 데 반해, 트위터는 한 쪽 방향을 열어두면서 폭발적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비교적 늦게 만들어진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만든 핵심적인 이유다.

트위터는 '너'와 '나' 간의 관계가 동등하지 않다. 내가 너를 따르든, 너가 나를 따르든,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따르든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팬이거나 스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트위터에서는 팔로잉(following), 팔로워(followers)로 구분한다. 

비즈니스에서는 트위터를 어떻게 쓰고 있나

트위터의 대중적인 인기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집단은 언론회사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기사나 사진을 보여줘야 광고비를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웹싸이트처럼 자신들이 차려놓은 가게에 사람들이 올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에 기사의 주요내용 등을 올려두는 식으로, 흡사 전단지를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 트위터는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갑작스럽게 터지는 속보 등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기업들 역시 트위터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언론처럼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이 기업들의 트위터에 팔로잉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신 유명 경영인이나 기업 총수 등이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트위터에 대중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유명한 기업인 트위터러로는 박용성 (주)두산 회장이 있고, 정보기술 분야에는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은행장으로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회사의 가치나 그들의 제품 등에 대한 직접적인 소개는 거의 하지 않는다. 아니, 의도적으로 그런 이야기는 피하는 편이다. 전문가로서 바라보는 업계 상황이나 단순한 일상, 생각의 단초들이 트위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트위터는 우선 자신들의 팔로워들을 많이 확보한 뒤에야 기업에 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위터를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지금까지 해오던 단순한 방식의 홍보 방법을 쓰지 않는 편이다. 일단 해당 업계 전문가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기 트위터러들을 만들고 그들을 통해 확보된 팔로워들에게 천천히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

컴퓨터 회사 델의 경우에는 트위터를 통해 컴퓨터 주문을 받는다. 이를 통해 확보된 트위터러 리스트를 잔뜩 확보해 향후 델의 홍보 방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호텔에서는 트위터로 룸서비스를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트위터를 통해 식사 신청을 받고, 향후 서비스가 어땠는지, 개선점은 없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필립스는 자신들의 트위터로 고객들의 사진이나 이야기를 받아 프로모션 광고로써 고객들의 참여를 확보한다. 네슬레는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웹싸이트에서 열고, 여기서 입력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의 트위터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박상주 객원기자 | utopiapeople@naver.com

저작권자 2010.05.2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