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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의 고운 한복에 놀라고 유창한 불어에 놀라고...

윤정희의 고운 한복에 놀라고 유창한 불어에 놀라고...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5.20 09:42

 "주 네 자메 키테 르 필름'(Je n'ai jamais quitte le film, 난 한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시'에 출연한 한국영화의 전설적인 여배우 윤정희(66)가 칸국제영화제에 모인 전세계 영화인들로부터 두번 놀라게 했다. 레드카펫에서는 칸의 하늘과 바다를 닮은 푸른색 저고리와 보랏빛 치마로 한복의 고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더니 공식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선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며 통역 없이 외국 취재진의 질문에 바로 응답했다. 이제 한국영화계에 칸영화제는 익숙한 이름이 됐지만, 이처럼 한국의 배우나 감독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전세계 기자들을 상대한 경우는 처음이다.

 윤정희는 한국영화의 당대 톱스타였던 지난 1976년 전사회를 들썩인 화제 속에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세기의 결혼'을 했으며 그 이듬해쯤부터 파리에 정착해 살고 있다. 현재 파리의 집도 결혼 이후 한번도 이사하지 않고 78년부터 32년간 죽 지내오고 있는 아파트다. 윤정희는 결혼과 함께 영화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 백건우의 전세계 공연 투어를 따라다니며 사실상 '파리지앤'으로 살아왔지만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제도가 바뀌기전 최근까지도 매번 여권을 갱신하며 한국 국적을 유지해왔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국적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게 윤정희의 말이다.

 한편 19일 칸의 주상영관인 그랑 뤼미에르 극장에서 시사회가 끝난후 본부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윤정희는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것과 관련, "(오랜만에 출연했지만) 한 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노출과 정사신 연기도 감행한 윤정희는 "영화배우란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나이와 세월의 흐름을 생각하지 않고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답했다. "아흔살까지는 연기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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