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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콘텐츠포럼]국내 3D산업의 발전가능성과 과제

[콘텐츠포럼]국내 3D산업의 발전가능성과 과제
기사등록일 2010.05.11
이선진 동국대 교수
아바타의 성공 이후 한국에는 영화뿐 아니라 산업전반에 3D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3D 콘텐츠 제작 수준을 할리우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제작인력의 확충과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제작 자원의 효율적 관리, 제작 참여 구성원간 의사소통, 작업 결과물에 대한 공유가 가능한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구축이다.

아직 한국은 아바타와 같은 대작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본적인 인력도 부족하고 투자도 미흡하다. 필자는 아바타 영화제작에 참여해 이 영화가 어떻게 영상혁명을 일으켰는지, 어떻게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했다. 그 성공의 비법은 바로 아트와 테크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제작에 있다. 아바타를 제작한 웨타디지털의 경우 영화 초반부에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아트팀과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테크팀이 서로 협력해 영화 제작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프리프로덕션 공정은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공정 시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과 영화 후반부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미리 파악해 수정할 수 있다.

때문에 3D 산업 육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첫째가 아트와 테크가 융합 된 모델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가 이러한 인력을 양성시킬 수 있는 체계적이며 시스템화돼 있는 교육이다. 이 두 가지 부분이 활성화된다면 일자리 창출의 효과는 물론이고 3D 고품격 콘텐츠 제작의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3D 기술의 활용이 가장 많은 분야는 방송과 영화, 게임이다. 이 분야의 콘텐츠 성공여부는 2D, 3D의 고품질 영상제작에 달렸다. 정부도 3D 산업에 다양한 기술 지원과 3D를 이용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덕택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 수준은 많이 향상됐다. 또 콘텐츠 제작지원도 많이 늘어 제작도 활성화됐다. 하지만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CG 기술 개발 분야와 인력양성 분야의 정부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아바타와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려면 CG 업체에서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기술 개발 지원과 인력양성이 절실하다.

한국은 인력양성에 있어 제너럴리스트 양성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방향을 스페셜리스트 양성으로 잡고 있다. 미국 내 CG 업체들은 세분화되고 특성화된 스폐셜리스트를 채용한다. 회사에서 여러 분야로 세분화된 팀에서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파이프라인 같은 시스템이 훌륭한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의 CG 업체들은 대부분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선호한다. 업체들이 영세한 규모다 보니 적은 인력이 많은 일을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분야를 소화하다보면 한 부분 한 부분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성화되고 집약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질 수 없다.

한국에도 3D 영상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력들을 대학에서 양성하고 있다. 3D 영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과정부터 아트와 IT가 융합된 시스템을 만들고 졸업 후에는 실무 프로젝트에 투입해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몇 개 대학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제도를 도입해 그 가능성과 성과를 확인해 보면 좋겠다. 또 콘텐츠 3D 산업 분야에 혁신적인 기술변화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선제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이같은 기술 지원과 스페셜리스트 양성이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선진 동서대 교수 postsun@hotmail.com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