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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기업 분석 자료

“창의인성 발휘해 모두가 더불어 살자” STEPI, 창의·인성교육의 근본적 해법 제시

      

“창의인성 발휘해 모두가 더불어 살자” STEPI, 창의·인성교육의 근본적 해법 제시 2010년 04월 26일(월)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 바로 옆에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이우중고)가 있다. 언뜻 보기에 인근 학교와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일반 학교와는 다른 차별화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입학에 앞서 사교육을 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전적으로 학교 교육을 신뢰하면서 불필요한 교육비를 지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다. 대신 교사들의 퇴근 시간이 매우 늦다. 보통 오후 10시가 넘어야 퇴근이 가능하다.

45명의 교사들은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리를 뜰 수가 없다.

교사들은 수시로 ‘수업연구회’란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학생들의 태도와 반응을 살피고, 교과과정을 개선해 나가면서, 항상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 중심이 아닌 철저한 학생 중심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에 관한 정보 전부 학부모에 공개

지난해 입시에서 2명이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교사들은 거기의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임시교육이 아닌 정상적인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 이우학교 영어학습연구회에서 학생과 교사 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우학교에는 고교 2학년부터 인턴십 과정이 개설돼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도록 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기업, 예술, 문화, 스포츠, 정치 등 다양한 직업인들을 1대1로 만난다.

일반 교과목 역시 학생 중심의 토론, 팀 과제,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제풀이 방식의 수업은 철저히 배제된다. 이를테면 신문 사설이나 사회 이슈 등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함께 토론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자유스럽게 표출하는 방식이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 운영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100% 공개하고 있다. 때문에 이우학교 학부모들은 다른 학교 학부모들과 같지 않다. 학교에서 무슨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지 학교로 달려간다. 학교 운동장에는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한국식 정자가 있다. 학부모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학교의 상징물이다.

학교의 교육이념은 분명하다. △성·계급·인종·종교·장애 여부를 떠나 인간을 존중하고, 생명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며 21세기 현실 속에서 다른 ‘남’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자신과 세계에 대해 반성적으로 사유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갈 수 있는 사람 △틀에 박힌 생각, 기성 지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식을 창조해낼 수 있는 사람 △창조적 지성, 따뜻한 마음, 잘 발달된 오감과 섬세한 손, 굳센 의지, 튼튼한 몸을 조화롭게 갖춘 전인적 인격체를 키워내기 위한 대담한 교육실험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우학교가 설립된 것은 2003년 9월. 1997년 11월 교육운동가들이 모여 대안학교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지 6년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6년여가 지난 지금 이우학교는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다. 교육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편입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해 홈페이지 등에 편입에 관한 안내문을 달아놓아야 할 정도다.

현장에서는 창의·인성 교육에 대해 이해부족

정부 역시 이우학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우학교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의·인성교육’ 방침에 부합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창의, 인성교육 기본 방안’에 따르면 초·중·고교 교과활동에서 창의, 인성 교육 강화를 위해 교과 특성에 맞게 창의성과 인성함양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2010년 안으로 마련키로 했다. 예를 들어 국어, 수학, 사회 같은 일반 교과는 글쓰기, 토론, 공연 관람, 지역 사회 자원 봉사 등의 활동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되는 방식이다.

▲ 이우학교 수업공개의 날,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창의, 인성교육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교육현장에서는 예전부터 추진해오던 창의성 교육이나 인성 교육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창의와 인성을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는 ‘창의·인성교육의 근본적 해법’이란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창의·인성 교육이 왜 중요하고, 과거 교육정책과 무엇이 다르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는지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STEPI는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근 다양한 창의·인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창의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미국 창의교육재단(CEF)의 창의성 증진 프로그램, 영국정부의 창의성 함양교육정책, 프랑스의 대화를 통한 학습 프로그램, 핀라드의 에세이 방식 시험제도, 이스라엘의 예술과학아카데미 학교 등을 예로 들었다.

인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미국의 지혜 프로그램(Project Wisdom), 영국의 글로벌 시민교육 과정,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자세 교육, 독일의 베를린 학교 성교육, 핀란드의 리더십 배양을 위한 청소년의회 프로그램, 일본 교토시의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창의성 교육에 있어 인성의 중요성 부각

STEPI는 “최근 교육학자들의 창의성 연구에서 인성(윤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1년 아더 크로플리(Arthur Cropley)가 창의성의 요소로 기존의 독창성과 유용성 차원에 윤리성 항목을 추가한데 이어, 마이크 마틴(Mike Martin)도 과학 분야에서 창의성과 윤리의 동시 추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출간 예정인 데이비드 크로플리(David Cropley) 등의 저서에서도 21세기 창의성과 윤리의 상호조화가 인류 공영에 얼마나 중요한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할 계획으로 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은 창의성 개발이 인성추구와 맞물려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STEPI가 제시한 창의·인성교육 모델 

원자폭탄과 인간복제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같은 기술들을 나쁜 목적을 위해 사용할 경우 마이크 마틴(Mike Martin)이 말한 ‘금지된 지식(forbidden Knowledge)가 되고, 결과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세계는 창의성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의 중요성은 과학기술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글로벌 사회가 도래하면서 각국 국민들 간의 사회적 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 발발 이후 경제 분야에 있어 기업윤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한 경우다.

이에 따라 STEPI는 창의·인성 교육의 범위를 시대에 맞게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창의·인성 교육은 주입식·암기식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인식전환 차원에서 실시돼온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추격형 사회에서 글로벌 창의사회로 전환해감에 따라 창의성과 인성의 개념이 보다 융합적이며, 포괄적으로 정의될 필요가 있다며 창의·인성 교육의 차원을 △창의적 사고 덕목 △윤리 덕목 △글로벌 시민 덕목 등 3가지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세이 시험, 프리젠테이션 수업 등 도입해야...

창의적 사고 덕목이란 창의사회를 리드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유창성, 유연성, 독창성 등의 인지적 요서나 민감성, 개방성, 도전성 등의 정의적 요소를 말한다. 윤리적 덕목이란 과거로부터 중시돼오던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 등의 덕목을 말하고, 글로벌 시민 덕목이란 글로벌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성 인정, 평화의식, 인권의식, 평등의식 등의 덕목을 말한다고 밝혔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학생들의 창의성과 사고역량 강화를 위해 ‘에세이 방식의 시험’, ‘프리젠테이션 수업’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으며, 토론과 실험문화 정착을 위해 ‘극장식 대형 강의실’, ‘원형 테이블 강의실’설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중등 교과서 개발 시 창의성 요소 체크항목을 추가하고, 초·중·고 교육 커리큘럼에 ‘창의적 사고기법’ 훈련과정을 신설하며, 교대와 사범대학에 ‘창의적 사고기법’ 과목을 필수화하고, 창의성 과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창의학 석사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성교육 측면에서는 글로벌 사회 도래가 급속히 이루어짐에 따라 글로벌 시민 덕목 교육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다문화 인정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국제사회 평등교육 등을 제시했다,

특히 과학기술 교육에 있어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NT, BT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과학기술이 향후 사회에 미치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과학기술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4.2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