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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기업 분석 자료

[커버스토리]모바일 생태계 ‘애플리케이션’이 좌우

 
이통3사, 개발자 중심 상생·협력 강조…콘텐츠 활용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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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은 지금 아이폰 열풍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KT에 의해 작년 말 한국에 입성한 후 최근까지 50여 만 대가 팔려 나갔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열풍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다. 설마 이렇게 엄청난 반응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표정들이다.

    스마트폰 활성화 대책 총력 =곳곳에서 자성의 목소리가나오고 있다. 특히 이통 3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단말기 유통이 이통 3사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질책이 쏟아진 것이다. “왜 예측하지 못했냐, 지금까지 대응방안을 생각지 못했냐” 등의 힐난이다.

    지난달 24일 종로구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열린 ‘스마트폰 활성화에 대비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방안’을 위한 세미나에서 개발자들은 이통3사에 ‘그쪽으로는 오줌도 누지 않는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개발자들은 “아이폰 열풍은 심플한 기능성도 있지만 가장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애플은 ‘갑’과 ‘을’의 관계를 ‘갑’과 ‘갑’으로 바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콘텐츠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콘텐츠)은 개발자들과 상생을 통해 이뤄진 작품이다. 애플은 콘텐츠를 유료화시켜 개발자들에게 많은 수익을 배분하고 콘텐츠 연합군을 형성했다. 애플은 개발자들이 만들어낸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콘텐츠를 개발하느라 노력한개발자들에게 수입원을 돌려준 것이다.

    애플은 소비자와 개발자들에게는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OS와 단말기는 폐쇄적 정책으로 일관해 다른 글로벌 기업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애플의 정책은 국내 개발자들에겐 획기적인 구조다. 국내 개발자들은 ‘아이폰의 앱스토어가 잘됐으면 한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한다. IT벤처업계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의 흥행은 제2의 벤처붐이 될 수 있다’며 흥분하는 모습이다.

    이에 이통3사도 이번 아이폰 열풍으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통3사는 ‘상생과 협력’을 기치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이진우 본부장은 “개방과 공유를 통한 개발자 중심의 혁신적 에코 시스템(Eco-System)을 구축해 상생 파트너십을 형성하겠다”며 “실질적으로 인프라지원, 개발자 저변 확대와 체계적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중소사업자에 대한 자금지원 및 기술 개발 투자, 전략적 제휴 및 신성장 사업 공동 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KT의 개인부문 무선데이터 한원식 사업본부장도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자생적 에코시스템을 위해서는 개발자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모바일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한 펀드조성, 자사의 핵심역량을 제공하고 ‘ECOVATION 센터’를 통해 개발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김준형 인터넷 사업담당은 “상생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개발자 컨퍼런스를 마련하고 공정거래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제휴를 통한 win-win 관계 구축으로 상생 환경을 조성하고 ‘OZ’브랜드를 무료로 사용하고 사업권도 부여하는 등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유선인터넷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져있는 무선인터넷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확장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개인용 모바일기기의 표준이 될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스마트폰 열풍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스마트 오피스’라는 말에 스마트폰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이메일 확인, 게임, 지도이용 등에 주로 이용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몇몇 특정 기업들이 회사업무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의 ‘스테이지 2’ = 애플의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에 들어오자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도입된 시기가 늦은 만큼 아직은 미국이나 타 국가들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태도가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이메일 확인 등의 초보수준의 스마트폰 이용을 넘어서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의 스마트폰 활용을 하게 될 것이다”며 “그것이 ‘스테이지 2’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마트 오피스의 스테이지2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활성화 된지 얼마 되지 않아스테이지1, 스테이지2 등의 구분이 힘들지만 스테이지 2라는 것 역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진화가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결국 콘텐츠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정설을 깨지 않는 답안이다. 애플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스마트폰의 진화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애플은 ‘전략이 없는 것이 전략’이다. 우리는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무엇이편리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연구할 뿐이다. 그것이 스티브 잡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표준이 됐다. 이미 대세가 된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을 따라잡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간극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한비 기자 hanb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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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0.04.14 (수) 13:26, 최종수정 2010.04.14 (수)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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