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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부에 걸린 태극기..위상 체감>(종합)

<美재무부에 걸린 태극기..위상 체감>(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0.04.23 08:05 | 수정 2010.04.23 08:15

 
(워싱턴=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게 된 한국 대표단이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확연하게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체감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를 주재하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위해 재무부를 방문했다.

윤 장관이 접견실에 들어서자 가이트너 장관이 직접 마중을 나와 악수를 하더니 접견실 내 대형 태극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했다.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이날 면담에 배석한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장관을 맞이할 때 미국이 이렇게 대형 태극기를 성조기와 함께 진열하고 장관이 마중을 나와 환대해 준 것은 흔치 않다"며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미국의 환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 장관 방문에 미 재무부 차관 2명이 배석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G20에서 한국의 입장이 미국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도 윤 장관을 만나 면담 시간을 늘려달라고 할 정도였다.

이날 윤 장관이 찾은 IMF 총재 접견실에는 스트라우스 칸 총재와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 아누프 싱 아시아태평양국 국장과 수비르 랄 한국과장 등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집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 명만 만날 수 있어도 감격의 눈물을 흘릴 정도의 인사들인데 이제는 이들 모두가 윤증현 장관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이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금융안전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자 IMF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더욱이 스트라우스 칸 총재는 연달아 이어지는 양자 면담 요청 때문에 윤 장관과 20분 동안만 면담을 잡았다가 35분을 넘겨도 끝내지 않고 계속했다.

보다 못해 IMF 총재 비서가 다음 일정 때문에 면담을 끝내주기를 바라는 쪽지를 계속 전달해도 면담이 지속됐을 정도다.

윤 장관은 이어 졸릭 WB 총재를 보러 접견실을 찾아갔다.
졸릭 총재의 윤 장관 영접도 과거와 달랐다. 과거에는 동아시아 담당 부총재 정도만 배석하던 것에서 이번에는 동아시아 담당 부총재인 짐 애덤스뿐만 아니라 사무총장 2명, 저스트 린 수석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핵심 부총재급이 모두 배석했다.

졸릭 총재는 이 자리에서 "G20 의장국인 한국의 중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확인했다.

"세계경제에서 한국의 개발경험은 많은 개도국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며 희망을 주는 사례"라며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 구축에 한국이 더 큰 역할을 맡아달라고 주문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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