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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골라보는 200여개 전시관 ‘2010 상하이 엑스포’를 조명한다

입맛대로 골라보는 200여개 전시관 ‘2010 상하이 엑스포’를 조명한다 (2) 2010년 04월 08일(목)
2010 ‘중국 방문의 해’를 맞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상하이 엑스포’가 개최된다. 이에 사이언스타임즈에서는 4월 30일 개막식 전까지 4주에 걸쳐 상하이 엑스포에 대한 소개와 관람방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註]

242개 국가와 기관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2010 상하이 세계엑스포’가 개막까지 23일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에는 엑스포에 건설되는 각국 전시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상하이를 관통하는 황푸강 양쪽의 푸둥(浦東), 푸시(浦西) 지역으로 나뉘는 엑스포 부지는 전체 5.28㎢에 달하며, 이는 지난 2005년 일본 아이치 엑스포의 4배, 2008년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의 20배 규모다.

기능에 따라 5단계로 나뉘는 박람회장

박람회장은 관람객의 동선과 이동거리를 고려해 원(園), 구(區), 편(片), 조(組), 단(團)의 5단계 구역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각국 전시관이 들어설 편(片) 구역은 기능에 따라 A·B·C·D·E 등 5개 영문 알파벳 대문자로 표기된다. 편 구역 내에는 2~3만㎡ 넓이의 26개 단(團)이 있는데, 각 참가국은 이곳에 전시관을 마련하게 된다.

▲ 황푸강 양안의 엑스포 부지는 기능에 따라 A, B, C, D, E의 5개 전시구역으로 나뉜다. 

전시관은 참가국이 직접 건물을 지어야 하는 자건관(自建館), 임대료를 내고 기존 건물을 빌려 쓰는 임대관(賃貸館), 개도국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연합관(聯合館) 등 3가지로 나뉜다.

중국 국무원이 발행하는 인터넷신문 중국망(中國網, www.china.com.cn)은 각 국가전시관이 내부공간과 내용물을 언론에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프라다,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 패션브랜드의 최신 상품을 소개할 예정이며, 오스트리아는 스와로브스키의 수정 제품을 전시·판매한다는 것이다.

중국관과 한국관 들어서는 A구역

박람회장 내 A구역에는 한국관과 중국관을 비롯해 아시아, 중동의 국가 전시관들이 들어선다.

중국관은 고대 목조건물 건축양식인 두공(斗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역사다리 꼴로 만들어진다. 굵은 기둥 위에 보, 도리, 장혀를 올려 지붕이 높아져도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 외벽에는 전통건축에서 쓰이던 붉은색 ‘꾸궁홍(故宮紅)’을 칠했다.

‘동방의 왕관(oriental crown)’이라고도 불리는 중국관 건물은 한 면의 길이가 140미터, 높이가 69미터에 달한다. 내부 2만㎡는 국가관, 3만㎡는 지방관, 나머지는 홍콩·마카오·타이완관으로 꾸며진다.

중국관은 4개의 사자성어로 이루어진 16글자 문장을 컨셉으로 삼았다. 문장은 ‘동방의 으뜸(東方之冠), 발전하는 중화(鼎盛中華), 천하의 곡창(天下糧倉), 부유한 백성(富庶百姓)’으로, 유구한 중국문화의 잠재력을 표현했다.

▲ 윗줄 중국관, 한국관 / 아랫줄 중국관 내부, 일본관 

한국관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이용해 외관 디자인을 설계했으며, 미래도시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건축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관은 ‘마음의 화합, 기술의 화합’이라는 주제로 꾸며지며, 외부는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흰색의 초경량 막이 반원형의 아치 구조를 감싸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관은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중에 높이 뜬 배 형상으로 짓고 주변에는 대추아쟈를 심을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관은 험준한 모래언덕을 모티브로 재활용 건축자재를 이용해 지어진다.

인도관은 고대 인도문화의 건축을 표현해 전통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인도문명이 인류 역사에 어떻게 공헌했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스라엘관은 두 개의 유선형 건축물이 서로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문화와 유대문화의 공통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 윗줄 인도관, 아랍에미리트관 / 아랫줄 사우디아라비아관, 이스라엘관 

UN관과 엑스포센터 들어서는 B구역

B구역에는 뉴질랜드관, 말레이시아관, 싱가포르관, 태국관, 호주관과 더불어 테마관, 엑스포센터, 엑스포예술센터, UN관이 들어선다.

UN관은 단순하면서도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푸른색을 테마로 칠해진 외벽에는 UN이라는 글자와 로고가 설치된다. 내부는 수많은 UN 산하기관들로 꾸며진다. 호주관은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에어스 록(Ayers Rock)을 형상화한 건물로, 외벽은 기간이 지날수록 짙은 붉은색으로 변하는 재질로 만들어졌다.

싱가포르관은 음악분수, 옥상화원 등 여러 요소를 한 건물에 통합시켜 도시 전체를 하나의 교향곡으로 꾸밀 계획이다. 말레이시아관은 전통건축을 이용해 두 개의 뾰족하고 비스듬한 지붕을 세우는데 선이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친다.

▲ 윗줄 UN관, 싱가포르관 / 아랫줄 호주관, 말레이시아관 

B구역 서쪽에 위치할 엑스포 테마관은 골목길이 얽힌 같은 리농(里弄)과 상하이식 다락창 라오후창(老虎窓)이 겹쳐진 모습으로 건설된다. 지상 면적이 8만㎡, 지하가 4만㎡에 이르며 녹색성장과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등을 소재로 꾸며진다.

B구역 강변지대에 들어선 엑스포센터는 동서 길이가 350미터, 남북이 140미터에 이른다. 지난해 말 이미 완공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엑스포 기간 중에는 운영지휘센터, 뉴스센터, 포럼활동센터로 쓰일 예정이다.

▲ 엑스포 테마관(왼쪽)과 엑스포 센터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들어서는 C구역

C구역에는 아프리카,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 남미 국가들의 전시관이 들어선다.

미국관의 전시주제는 ‘2030년을 축하하며’로, 엑스포의 중심주제 4가지를 통해 미국인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보여줄 예정이다. 영국관은 건물 외벽에 사방으로 뻗어 있는 촉수가 수없이 달려 있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촉수들은 색색의 조명을 받으며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할 것이다.

브라질관은 새 둥지를 닮은 초록색 그물이 건물을 감싸고 있으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목재가 쓰였다. 생동감 있는 브라질의 도시 풍경과 행복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을 선보인다. 아프리카연합관은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조각된 대형 석조기둥이 입구부터 관람객을 맞이한다. 내부의 구불구불한 통로에는 인류 문명의 출발점이 된 아프리카의 오랜 역사와 미래 발전상이 시간순으로 전시된다.

▲ 윗줄 미국관, 브라질관 / 아랫줄 영국관, 아프리카연합관 

프랑스관은 망으로 둘러싸인 건물 아래로 시냇물이 흐르는 프랑스식 정원을 품고 있다. 분수, 수상화원 등 물과 어우러진 감성적인 도시 모습을 표현한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관은 하늘에서 보면 여러 조각으로 쪼개진 퍼즐처럼 보인다. 이것은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이탈리아의 지역색과 국민 통합을 상징한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네덜란드관은 ‘즐거운 거리’라는 주제로 17채의 집을 이어 붙였다. 공중으로 연결된 8자형의 거리와 색색의 주택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도시를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스웨덴관은 외벽 강판에 수많은 구멍을 뚫어 수도 스톡홀름의 지도를 새겼다. 4개로 분할된 전시관은 유리통로로 이어져 도시와 농촌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 윗줄 프랑스관 스웨덴관 / 아랫줄 이탈리아관, 네덜란드관 

러시아관은 12개의 탑과 공중에 떠 있는 큐브 모양의 입방체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슬라브인들이 세웠던 마을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도시의 이상형을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관은 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도시와 농촌의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기술과 자연을 하나로 합친 스위스다운 발상이다.

폴란드관은 종이를 오리고 접어 전등갓으로 씌운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통예술인 종이오리기를 통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가장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루마니아관은 둘로 쪼개진 초록색 사과 모양이다. 녹색도시라는 지향점을 진지하고도 유머러스하게 제안함으로써 도시의 발전과 도시인들의 건강을 모두 달성하자는 진취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 윗줄 폴란드관, 루마니아관 / 아랫줄 스위스관, 러시아관 

엑스포축과 공연센터도 눈여겨 봐야

▲ 엑스포 공연센터(윗줄)와 엑스포 축(아랫줄) 
이외에도 D와 E 구역에는 기업관과 각 도시관이 들어설 예정이며, 엑스포 단지 한복판에는 ‘엑스포 축(軸)’이라 불리는 최대 길이의 독립건물이 위치한다. 옥상, 지상층, 지하 2층으로 구성된 개방식 건물로, 상업과 교통 관련 전시를 위한 다기능 건물이다. 엑스포가 끝난 후에는 상하이 도심공간 활용의 모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눈여겨 봐야 할 건물은 ‘엑스포 공연센터’다. 지난해 말 완공된 공연센터는 1만8천석 규모의 최신식 실내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360도 활용 가능한 대규모 무대와 관중수에 따라 달라지는 객석을 갖췄다. UFO처럼 생긴 외관은 초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7천만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하이 엑스포. 200여개의 전시관의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우니, 내부에는 어떤 전시물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계속)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4.0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