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세미나/

'입체’ 영화인가, 입체 ‘영화’인가? 제16회 융합카페, ‘3D영화’ 주제로 2일 진행

2010년 04월 05일(월)

제임스카메론의 3D 영화 ‘아바타’가 세상을 뒤덮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3D 영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 중 지난 2일 서울과학관 Sciart Hall에서 진행된 제 16회 융합카페는 입체영화를 포함한 3D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담론의 장이 됐다.

융합카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에서 매월 진행하는 행사로, 과학기술과 인문/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진행되고 있다.

“과학, 3D 콘텐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융합카페는 이재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 연구원(기술정책총괄), 최익환 영화감독(여고괴담 4, 그녀는 예뻤다), 최용석 Big I Entertainment 대표이사가 각각 ‘입체영화 시대의 한국영화 기술경쟁력 제고 방안’, ‘입체영화 연출’, ‘국내 3D 콘텐츠 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 제 16회 융합카페가 

미국 3D 영화에 맞서기 위해 집단 지성적 지식생태계 필요

김세훈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먼저 한국과학창의재단 임경순 과학문화사업단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임 단장은 인사말에서 “실리콘 밸리가 자꾸 커지면서 밑의 할리우드에까지 진출, 그 융/복합으로 3D 영상이 가능했다”며 “우리나라도 문화 클러스터와 과학기술 클러스터가 만나서 세계적인 3D 산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발제가 이뤄졌다. 먼저 이재우 영진위 연구원이 ‘입체영화 시대의 한국영화 기술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시장은 사실상 한국의 블록버스터와 미국의 블록버스타 간의 경쟁구도로 분석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미국영화의 입체방식 제작이 증가할 경우 한국영화에 흥행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연구원은 “영화를 입체적으로 제작하게 되면 1.5배에서 3배까지 제작비가 증가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한국영화의 수는 현실적으로 세 편이상 나오기 힘들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전국 1,996 스크린 가운데 6%인 129스크린만이 입체상영관인 현실에서 한국의 입체영화는 상영관을 확보하는 것 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영화제작현장을 대상으로 제작인력과 제작기술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그 첫 번째는 현장의 영화제작 인력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재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해 ‘집단 지성적 지식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이 연구원은 “해외의 최신기술을 도입하고, 그 기술을 분석/조합해 타 분야와의 협업적 인력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기술개발 시스템의 체질개선이다. 이 연구원은 “기술의 우수성보다는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성과지표로 제시하고, 시스템의 구성은 정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일 목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체인가, 드라마인가

두 번째 발제로 최익환 영화감독이 ‘입체영화 연출’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최 감독은 “관객들은 입체의 효과를 누리고 싶어 하고 동시에 특별한 이벤트(스토리/캐릭터)도 즐기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입체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은 ‘입체가 중점인 영화를 만들 것인가?,’‘영화가 중점인 입체영화를 만들 것인가’라는 딜레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 입체영화 연출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최익환 감독. 
이어 최 감독은 최근 할리우드의 동향을 소개하며 “앞으로의 입체영화는 크리스마스의 판타지적 세계, 아바타의 판도라, 바다 속, 북극, 동굴, 우주 등의 공간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고 있는 공간에 대한 입체적 경험은 그 흥분도가 금방 식는 방면, 우리가 모르는 세계 혹은 가보기 힘든 공간에 대한 경험은 극적 흥미도를 꾸준히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영화 연출에 대한 카메라 웤 등을 설명하던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영화 아바타처럼 입체영화는 기획 단계부터 입체가 두드러지게 하는 차트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며 “기획단계에서 캐릭터, 주변 환경, 공간과 사건 등이 모두 입체라는 큰 틀 안으로 들어와야 연출자는 그 안에서 입체를 가지고 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3D 산업, 풀어야 할 숙제 많아”

마지막으로 최용석 Big I Entertainment 대표이사가 ‘국내 3D 콘텐츠 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뉴 미디어 시장은 테마파크, 영화관, 박물관 같은 로컬 엔터테인먼트와 TV, 컴퓨터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나뉘는데 3D 산업은 이 두 시장이 동시에 폭발하는 이례적인 경우이다. 최 대표는 “이 중요한 시점에 미래 3D 시장의 보고인 3D콘텐츠 산업 진입을 위한 현실을 살펴보고, 전략을 수립해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우리 나라 3D콘텐츠 산업은 시장, 자본, 기술, 전문인력 등 많은 부분에서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콘텐츠, 서비스/비즈니스 모델, 인력양성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는 3D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넘어갔다. 최 대표가 강조한 세 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해외 3D산업 선두 주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정부 및 산학연이 공유해야 한다.

▲ 국가, 산업체, 학계, 개인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국내 3D콘텐츠 산업 현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 기술개발, 인력양성, 시범사업, 법제도화 등 초중강기 계획을 전략적으로 수립하고 QK르게 실행해야 한다.

▲ 전세계에 3D 영화 붐을 가지고 온 '아바타'의 한 장면. 

마지막 발제가 끝난 이후, 행사는 발제자와 이윤석 DTI Pictures 기획마케팅 본부장, 박태호 MASTERIMAGE 3D 포탈사업본부 본부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지정토론으로 이어졌다.

토론에서 이윤석 본부장은 “3D 콘텐츠에서 기술이 어느 쪽으로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이 형성돼야 한다”며 “그러한 담론 속에서 전체적인 방향이 나와야 되는데, 현재는 기술 중심, 고용창출 같은 이슈에 너무 파묻힌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한 “3D 산업은 단순히 황금알 낳는 거위가 아니다 지금은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 상황들을 바라보는 것이 일반 소비자, 업계들이 지켜야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박태호 본부장은 “현재 3D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너무 그쪽으로만 올인라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럽다”며 “냉정한 현실 파악 후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진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4.05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