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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유통 배급

아이패드 美 출시…첫날 판매만 70만대

아이패드 美 출시…첫날 판매만 70만대
구입자들 마치 전리품 얻은듯 환호

지난 2일 밤 11시 뉴욕 맨해튼 5번가 애플스토어 앞. 간이 의자를 들고 나온 인파 중 한 명인 딘 비살로(27)는 11시간 동안 애플스토어 앞에서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태블릿PC 아이패드를 하루라도 일찍 구입하고 싶어서다.

맨해튼에 있는 컴퓨터시스템 컨설팅회사에 다니는 그는 "아이패드를 예약했지만 집으로 배달하는 대신 직접 매장에서 구입하는 게 더 일찍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아 매장에서 예약을 했다"며 "오늘 낮 12시부터 나와 줄을 섰다"고 말했다.

3일 아침 8시 50분 맨해튼 애플스토어. 수십 명의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대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9시가 거의 다가오자 일제히 15부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수백 명의 대기자들도 10부터 0까지 `합창`했다.

이날 아이패드 예약판매만 벌써 5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실리콘밸리 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새너제이 머큐리에 따르면 첫날 아이패드 판매량은 70만대를 돌파했다. 아이패드를 접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각각 달랐다. 영국 런던에서 온 짐 칼리스(37)는 "아이패드가 랩톱시장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9.7인치 스크린이나 10시간이란 배터리 수명을 감안하면 넷북 시장은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잡스, 딸과 함께 애플매장 깜짝 등장

=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온 치과의사 존 매카스 씨(46)는 열여섯 살 딸과 함께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그는 "애플 아이패드를 구하기 위해 미리 예약을 했고 휴가도 냈다"며 "환자를 진료하는 데 아이패드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진료의자에 앉아 있을 때 아이패드를 이용해 치아 사진을 보여주고 치료방법이 담긴 동영상도 직접 볼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으로 이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아이패드 품질에 대해 "대부분 만족스럽지만 생각보다는 무겁고 밝은 불빛이 화면에 비치면 반사가 돼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게 흠"이라고 지적했다. 두 개를 샀는데 딸이 사용하는 제품은 인터넷 속도도 빠르고 배터리 수명도 긴데 자기가 쓰는 아이패드는 인터넷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배터리 수명도 더 짧은 것 같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소속 개발자인 프랭크 탕 씨(45)는 밀피타스 베스트바이에서 아이패드를 구입한 뒤 "아이패드는 랩톱에서 불가능한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패드가 랩톱 기능을 80% 대체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랩톱시장마저 대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정오를 약간 넘긴 시각에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실리콘밸리 지역에 속하는 팰러앨토시 애플 매장에 깜짝 등장했다. 검은색 후드와 청바지 차림을 한 잡스는 부인과 딸을 데리고 매장에 나타나 애플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아이패드 조작ㆍ사용 방법 등을 설명하는 현장을 유심히 지켜봤다. 애플 매장에 나와 있던 한 20대 여성이 잡스 CEO에게 "아이패드를 좋아한다"고 하자 그는 곧바로 "굿(GOOD)"이라고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 온 드미트리 코스티아예프 씨(20)는 "모스크바에서 아이패드를 사려면 앞으로 6개월 이상 걸린다"며 "2개를 사서 1개를 2000달러에 팔면 뉴욕에서 지금 사는 게 크게 손해보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

큰 이벤트마다 등장해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그레그 패커 씨(47)는 비예약자 줄 맨 앞을 차지했다. 고속도로 수리공 출신인 패커는 사흘 전부터 대기 중이었다. 그는 각종 대형 행사 때마다 며칠 전부터 맨 앞에 대기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

하지만 아이패드 출시를 처음 경험해 보려는 인파가 예상보다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3일 새벽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오전 9시 개장 전까지 600여 명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때는 사흘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면서 텐트족이 진을 친 바 있다. 아이패드는 사전 예약판매 때문에 굳이 매장에 나올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이날 출시가 아이폰 판매 때와 차이를 보이자 올해 아이패드 판매 실적에 대한 예상치가 270만대에서 많게는 1000만대까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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