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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이 뭐길래!… 아르노 회장 방한에 국내 유통업계 오너들 총출동

루이뷔통이 뭐길래!… 아르노 회장 방한에 국내 유통업계 오너들 총출동

[2010.04.02 20:43]       


‘명품의 제왕’ 베르나르 아르노(61)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총괄회장 방문에 내로라하는 유통업계 최고경영자와 차세대 경영자가 총출동했다. 1박2일의 짧은 방한기간에 있었던 일이다. 그 힘은 루이뷔통의 브랜드에서 나온다.

◇유통업계 CEO들이 아르노 회장 모시기에 나선 까닭은=아르노 회장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선 곳은 인천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현재 인천공항에는 루이뷔통이 입점해 있지 않다. 세계적 명품인 루이뷔통 입점 여부에 따라 면세점 업계 판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오래전부터 매장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두 업체가 올린 매출은 각각 4600억원 안팎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 업계에선 루이뷔통 유치를 삼성과 롯데의 자존심 문제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는 1일 오전 인천공항에 직접 나가 아르노 회장을 만났다. 이 전무는 아르노 회장에게 신라면세점의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루이뷔통 입점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같은 날 오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아르노 회장을 ‘접견’했다. 접견 후엔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직접 아르노 회장과 함께 10층 면세점을 둘러봤다.

롯데 측은 아르노 회장 방문에 맞춰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 1층 중앙홀에 피아노 연주와 전자악기 공연을 준비해 각별한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세계도 지지 않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아르노 회장을 만났다. 신세계 관계자는 “루이뷔통은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협력업체이고, 아르노 회장과 정 부회장은 7∼8년 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어 예우 차원에서 만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에 루이뷔통이 입점하면 공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루이뷔통은 세계 어느 공항에도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좁고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에 매장을 낼 경우 명품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인천공항에 매장이 들어서면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을 얻게 되고 ‘아시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직접 입국장에서 아르노 회장을 ‘영접’하고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점을 함께 둘러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유통·패션업계 막강 브랜드 파워 루이뷔통=1821년 스위스 인근 프랑쉐 콤테에서 태어난 루이뷔통은 16세가 되던 해에 트렁크 회사 견습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854년 파리에 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만든 여행용 가방을 판매한 게 루이뷔통의 시작이다.

1987년 샴페인·브랜디 제조업체 모에 헤네시와 합병해 LVMH 그룹이 탄생했다. LVMH 그룹은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겔랑, 펜디 등 60여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명품기업이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1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3초백’(길거리에서 3초에 한번씩 루이뷔통 가방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기가 많다는 것과 모조품이 많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이란 별칭이 말해주듯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브랜드 중 하나. 루이뷔통은 서울 13개 매장과 부산 6개 매장 등 전국에서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 585억원 수준이던 루이뷔통코리아 매출액은 2006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서며 121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07년 1689억원, 2008년 2811억원으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275억 달러로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자 순위 7위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