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세미나/

실종자 가족들 "데드라인 지났다지만 기적 믿는다"

실종자 가족들 "데드라인 지났다지만 기적 믿는다"

 2010-03-29 23:34 CBS사회부 박슬기자

천안함에 탑승했던 실종자들이 물리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지났지만,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28일 인천 백령도에 남아 군의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나현민 일병 아버지 나재봉(52) 씨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꼭 내 새끼 손잡고 같이 갈 것"이라면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백령도 바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해군의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나재봉 씨는 나흘째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힘없는 목소리였지만, 아들을 찾을 때까지 그 곳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전했다.

나 씨는 "자식을 이 차가운 물속에 놔두고 어떻게 가냐"면서 "물리적 생존 시간이 지났다지만 우리 아들은 꼭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씨는 "찢어지는 가슴에 술 한잔 마시고 싶지만, 아직 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면서 "기적만 바랄 뿐"이라며 흐느꼈다.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머물며 실종자 수색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도 애태우기는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날 아침 실종 장병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 함미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고무됐다가, 이날 오후 침몰한 천안함의 함미 부분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는 소식에 다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실종자 가족 김 모(52.여)씨는 "오늘을 넘기면 그나마 희망이 없고 살길이 막막하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자식을 버리고 다리뻗고 누워서 자겠냐"며 울부짖었다.

또다른 실종자들도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면서 "사고 직후 서둘러 인명 구조활동에 나서지 않아 이렇게 된 것"이라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서대호 하사의 아버지 영희 씨는 "함미를 두드려봐도 반응이 없었다는 합참의 발표가 있었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했다.

[DivVodTVSeach]



실종자 가족들은 2함대 내 임시숙소와 해군 측이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마련한 강당을 오가면서 후속 대책을 논의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해군 해난구조대는 이날 밤 9시 30분까지 별다른 성과없이 천안함 함미에 대한 수색작업을 종료, 30일 새벽 2시부터 조류 속도 등을 고려해 수색 재개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 메일 및 기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