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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세상까지 바꾸는 ‘新문화권력’의 출현

[커버스토리]세상까지 바꾸는 ‘新문화권력’의 출현
‘10대-여성-아이돌 권력’ 대중 문화 중심에
 
문화플러스 기사입력  2011/07/12 [15:32]
[문화플러스] 얼마 전 유럽 땅 프랑스 루부르 박물관 앞에서 푸른 눈의 이방인들이 국내 한 대형 기획사가 주최하는 ‘한류 콘서트’를 예정된 1회가 아닌 2회에 걸쳐 공연해 줄 것을 요구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단순히 한류의 세계화라는 측면도 있지만 세계까지 진출하는 ‘새로운’ 문화 권력의 출현과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아이돌’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팬덤’ 등 다양한 新문화권력이 나타나며 ‘문화권력’의 지도는 물론 고정관념까지 바꿔놓고 있다.
 
소위 ‘아이돌 권력’은 과거 국내에서 10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대중문화의 한 계파로 자리매김하더니 최근에는 권력화 되는 양상이다. 이제는 전 세계를 겨냥 TV 등 방송은 물론이고 산업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힘을 뻗히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아이돌 권력’의 근원은 10대와 젊은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세대를 아우르며 팽창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외형적인 성장이나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통한 해외 진출 등 질적인 성장도 도모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중 문화계가 됐든 광고 시장이 됐든 이들을 무시 못 하게 됐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이들은 언론이나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은 또 다른 ‘문화권력’도 양산해내고 있다. 바로 최근 지나치게 권력화 되고 있는 ‘팬덤 현상’이 그것이다. 이러한 근원에는 나날이 힘이 커지는 ‘아이돌 권력’의 파생물이라 할 수 있다.
 
팬클럽은 과거 TV나 방송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열광했다면,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직접 홍보하고 보호하는 단계, 즉 능동적인 형태로 변화했다. 조직화됐다는 얘기다.
 
특히 이들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터넷 등 미디어를 잘 활용해 ‘제2의 기획사’로 대접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이러다 보니 ‘아이돌 마케팅’ 즉 ‘스타 마케팅’을 펼치는 광고주나 기업, 기획사는 아이돌뿐 만아니라 팬클럽에까지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지난 2009년 9월 과거 자신이 썼던 글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2PM을 탈퇴해야만 했던 ‘박재범 사태'가 그런 경우다.
 
당시 JYP의 박진영은 박재범을 팀에서 영구 탈퇴시키겠다고 전격발표했고, 이러자 해당 팬클럽 회원들은 거세게 반발하는 한편 심지어 2PM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광고제품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펼치기도 했다.
 
최근 박재범 팬클럼이나 JYJ 김재중의 팬클럽 '사랑중' 경우처럼 사회단체에 기부활동을 펼치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애쓰는 팬클럽들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능동적인 '팬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늘고 있다. 예전과는 또 다른 '팬 문화'다.
 
또한 ‘아이돌 권력’을 양산한 대형 기획사도 최근 ‘공룡화’되면서 하나의 ‘문화권력’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제계의 '대기업'과도 흡사하다.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 스타들은 드라마, 예능 등의 방송 등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 그것.
 
아이돌 스타나 대형 기획사는 '티켓파워' 등의 이점이 있는 탓에 최근에는 영화, 뮤지컬 시장에까지 ‘아이돌 권력’이 영향력을 확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전문 뮤지컬 배우나 무명 배우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타 기획사의 가수나 연예인들이 배제돼 대중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가로막는다는 부정적인 요소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간에서는 "아이돌이 아니면 요즘 TV에 출연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반면 이런 대형 기획사들은 최근 ‘한류 첨병’ 역할도 하고 있다. 일종의 '순기능'이다.
 
이 중 SM 이수만, YG 양현석, JYP 박진영 등 대형 기획사들이 최근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남미, 유럽, 아프리카까지 세계 전역에 우리의 ‘K-POP’을 알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문화권력’은 여성들이다. 아이돌이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문화권력’이라면 그와는 또 다른 ‘문화권력’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문화소비’ 주체로 부상한 것.
 
일례로 욘사마 배용준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도 여성의 마음을 잘 읽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서되고 있다. 이는 과거 그의 출판기념회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작년 가을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배용준의 신작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당시 도서관에는 일본 여성 팬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언론사 관계자 외에는 참석할 수 없는 자리임에도 이들은 행사장 밖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이후 그들은 서점으로 달려가 그의 책을 구매했다.
 
실제로 그의 책은 대형서점서 판매 상위권에 오른 것은 물론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품절이 돼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을 정도였다.
 
한 전문가는 “욘사마의 열혈 팬들은 40~50대의 중년 여성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왕년에 문화 향유를 누려온 집단”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과감하게 문화를 소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젊은 학부모층을 중심으로 책 등의 ‘문화 콘텐츠’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 가정에서 경제권 등 실질적으로 가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도 엄마들이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강력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에게 책을 어필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이끌어가는 ‘문화권력’으로 변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문화권력’의 출현이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오늘날의 ‘문화권력’은 양상 등은 물론 주체 등의 본질적인 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는 곧 ‘문화권력’이 앞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사입력: 2011/07/12 [15:32]  최종편집: ⓒ www.mun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