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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PF 처리 '10兆 배드뱅크' 추진

부실PF 처리 '10兆 배드뱅크' 추진

서울경제 | 입력 2011.04.18 18:47

금융당국·5대 금융지주 회장 긴급 회동
일부 은행 "떠넘기기" 반발… 진통 예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부실에 따른 건설사 부도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민간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은행권이 출자한 유암코에 이어 만들어지는 '제3의 배드뱅크'는 저축은행 등 금융권이 안고 있는 부실 PF를 인계해 부실 사업장의 정상화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저축은행 PF 문제를 은행에 떠넘기려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과 조찬간담회를 열어 금융권과 건설사의 PF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어윤대 KB, 이팔성 우리, 한동우 신한, 김승유 하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PF 대출만기로 부도위기에 처한 건설사 지원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간담회에 앞서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이 건설사 PF 지원에 소극적이다. 사업성 있는 PF 사업장을 금융회사들이 적극 지원해 조기 정상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주사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간담회에 배석했던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권 출자로 PF 배드뱅크를 만들어 PF 사업장을 평가한 뒤 PF 대출채권을 배드뱅크로 넘겨 손실과 이익을 나눠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배드뱅크는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정상화한 뒤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간담회에서는 또 최근 현대캐피탈 해킹, 농협 전산장애 등과 관련, 금융권의 재발방지 대책도 논의됐다. 김 위원장은 "정보기술(IT) 보안에 대한 적정한 예산확보와 인력충원이 이뤄지도록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고 지주회장들은 "(IT) 관련 현황과 대응방안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가계부채와 신용카드 문제와 관련해 "정부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금융권의 과도한 영업경쟁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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