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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뭐가 있기에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뭐가 있기에

한국일보 | 입력 2011.02.14 21:05 | 수정 2011.02.14 23:07 |

신랄한 사회비판·따뜻한 위로
소극장 매진사태에 큰 무대로

전회 매진 기록에 전국 투어까지.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아닌데 이력이 화려하다. 입소문을 타고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얘기다. 오직 김제동의 입담 하나에 의지한 이 공연은 2009년 12월 소극장에서 시작해 지난해 공연계 최대 히트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밀려드는 관객을 다 감당 못한 아쉬움에 지난 연말 시즌2를 시작했고 그래도 모자라 2,000석 규모의 큰 무대로 옮겨 전국을 누비고 있다.

↑ 김제동은 관객 속으로 뛰어들어 눈높이를 맞추며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얻은 화제로 또 공연을 이어간다.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소박한 공연이지만, 관객들은 공연장을 나서며 "무언가 위안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다음기획 제공

김제동 스스로 "계속 이야기만 합니다. 아무 것도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 개념도 생소한 토크콘서트에 뭐가 있기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을까.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의정부 공연이 열린 지난 12일 오후 6시 신흥대 실내체육관. "그저 김제동이 좋아서 왔다"는 젊은이들부터 "속 시원하게 말 잘하잖아. 스트레스 좀 날리러 찾았다"는 중년부부까지 고른 연령층이 자리를 메웠다. "뭐 볼 게 있다고 여기까지 왔느냐"는 너스레로 운을 뗀 김제동은 짧은 피아노 솜씨를 뽐내고 난 후 객석을 누볐다. 깔아놓은 멍석 위라 그런지 무대에 오른 그는 방송에서보다 편한 모습이었다.

연예인 같지 않은 면모 때문일까. 김제동이 직접 객석에 내려가도 '오~' 같은 환호나 술렁임은 없다. 대신 마이크를 갖다 대면 쑥스러운 듯 빼던 관객들이 자기 얘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김제동은 혼자 콘서트를 찾은 30대 남성, 중년 여성 등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면서 점점 관객 속으로 파고 들었고, 거기서 나온 즉석 반응으로 공연을 이어갔다. 김제동은 스스로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꼭 나에게 말을 걸지는 않더라도 가까이에 있다는 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잠깐 초대손님이 출연하는 것을 빼면 이 콘서트는 계속 김제동과 관객 또는 김제동만의 토크로 구성된다. 이날은 가수 김종국이 깜짝 출연했다. 연예계 마당발답게 그동안 비 이효리 유재석 송윤아 한고은 등 쟁쟁한 스타들이 다녀갔다. 그러나 역시 콘서트의 백미는 김제동이 관객들과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후반부에 있었다.

독하고 거친 언사가 판치는 방송계에서 김제동은 상식적이고 바른말 잘하는 이로 꼽힌다. 각종 사회문제나 인물들에 대한 평에서도 본마음을 감추지 않아 곤경에 처한 적도 여러 번이다. 이날도 각각 연평도 '보온병 폭탄'과 '폭탄주'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송영길 인천시장이 도마에 올랐다. "2년제 대학을 11년 다녔다"는 그는 그저 보통사람의 상식선에서만 얘기했지만 풍자와 유머를 곁들인 비판은 통렬했다. "조마조마하게 보지 말아라.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그의 말 중간중간에는 시원한 박수가 쏟아졌다.

움츠러든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토크도 이어졌다.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당신이 옳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힘을 얻었다" "고맙다"는 소감이 줄을 잇는 것도 그 때문. "진심이 담겨 있어 좋다"는 40대 여성관객은 "벌써 네 번째 보는데 매번 새롭다. 내일 춘천 공연도 보러 간다"고 말했다.

마르지 않는 김제동의 입담은 공연시간 100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은 그에게 콘서트가 돈벌이 수단이라기보다 소통의 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에서 만난 김제동은 땀에 메이크업이 다 지워져 벌건 얼굴로 "관객들에게서 제가 오히려 힘을 받는다"며 웃음을 지었다. 시즌2 토크콘서트는 4월까지 전국 21개 도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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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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