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tea & talk]
"대통령 바뀌어도 `親시장` 노선은 불변"
후지타 브라질 대사 "호세프 대통령은 한국 기술에 감명"
입력: 2011-01-31 17:25 / 수정: 2011-01-31 17:50
"브라질은 외국 자본에 우호적입니다. 다만 단기투기자금(핫머니)은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두 차례 올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
서울 브라질 대사관에서 만난 에드문드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60 · 사진)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환율전쟁' 얘기를 꺼냈다. 브라질은 환율전쟁(currency war)이라는 표현을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공식 제기했을 뿐 아니라 IOF를 두 차례 올리는 등 환율시장에 개입하면서 논란을 불러온 대표적인 신흥국가다.
"브라질 정부는 장기적 관점을 지닌 외국 자본의 유입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투자를 적극 유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러나 단기투기 목적으로 유입되는 자본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 브라질 정부의 잇따른 외환시장 개입이 반(反)시장주의 정책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후지타 대사는 정색하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환율전쟁은 미국이 지나치게 달러를 많이 찍어낸 데서 비롯됐다"며 "이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시장에 개입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후지타 대사는 지난 1일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호세프 대통령은 영원한 친시장주의자"라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의 친시장 정책을 이어갈 뿐 아니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지타 대사는 "브라질은 정권이 바뀌어도 '자본주의'와 '친시장' 노선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와 같은 정책 연속성이 브라질 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세프 대통령과 한국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후지타 대사는 "호세프 대통령이 2008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속철도(KTX)를 탄 적이 있었다"며 "당시 호세프 대통령이 한국의 수준 높은 기술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후지타 대사는 "브라질은 농업 제조업 금융업 등에 비해 IT 산업이 다소 취약하다"며 브라질과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 간 협력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부문을 손꼽았다.
그는 "브라질은 반도체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에 많이 투자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국의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브라질 남부 리오그란데 도 술주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후지타 대사는 브라질 반도체 산업에 있어 '최초의 상징(initial symbol)'이라고 표현했다.
후지타 대사는 "이민 역사가 긴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현재 브라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10만여명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 브라질에선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이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이후 브라질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지타 대사는 할아버지가 1920년대에 브라질로 이주한 일본계 이민 3세다. 그는 1975년 아시아계 이민자로는 처음으로 브라질 외무고시에 합격해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냈다. 한국에는 2009년 부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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