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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뛰고 고용 주춤… 한국경제 심상찮다

물가 뛰고 고용 주춤… 한국경제 심상찮다

세계일보 | 입력 2010.11.01 22:29

서비스·광공업 등 산업활동지표들도 하향 곡선
정부, G20후 금리·환율 등 거시정책 손질 나설 듯


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불안해할 필요 없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경제지표 여기저기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세를 타고 산업활동지표들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용상황도 좀처럼 뻥 뚫리지 않아 정부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금리, 환율 등 거시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속타는 정부, 야속한 날씨?

정부는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한 양상을 '날씨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4%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생선과 채소 등 신선식품 지수가 49.4%나 급등한 것은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 및 공급 부족 충격의 여파가 크다는 것. 이억원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1일 "농축수산물이 10월 물가 상승에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했다"며 "10월 중순 이후 배추 가격이 크게 떨어져 11월에는 전체 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3% 초반대로 복귀하고 연간 물가도 3%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는 산업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9월 광공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3.9% 늘면서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9월 서비스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0.7% 줄며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자리 증가도 주춤해 9월 취업자 증가 폭은 24만9000명으로 6개월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불안한 흐름의 경기지표들이 상승 탄력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 흐름이 하반기부터 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며 전체적으로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세계 경제도 둔화 모습을 보여 우리 경제의 둔화 방향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거시정책 틀 다시 짜나

강호인 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2000년대 이후 물가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중요성을 잊곤 하는데 물가는 한 번 오르면 나중에 정책 운용에 부담이 된다"며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와 나머지 경기여건을 종합 감안해 오는 16일 (기준 금리를)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물가 추이를 놓고 보면 금통위가 4개월 만에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올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 억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4.1%는 중기 물가안정 목표 범위인 '3.0±1.0%'를 벗어난 수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로서는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 여론도 부담이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려는 '환율전쟁'이 변수인데, 3일 발표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추가 양적 완화(유동성공급)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이 밖에 정부는 경제 전반의 상승 탄력을 되찾기 위해 G20 정상회의 이후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손질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금리 정상화 방안 모색, 감세 기조 수정 검토, 해외 투기자금의 과도한 유출입 방지, 외환보유액 활용 방안 등 경제에 파장이 큰 내용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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