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모습과 닮은꼴입니다 | ||||||||||||
충청논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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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호 <문화콘텐츠플래너> 아닐까 싶습니다. 쫓기듯 군대를 다녀온 뒤 복학을 망설이고 있던 즈음 저는 선생님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목숨을 기꺼이 바친 고운 넋들과의 간극에서 뜻을 알지 못하는 자괴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산을 사랑하시고, 그 산위에 올라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풍광을 사진에 담는 일을 좋아하시던 선생님. 받아들였던 겸허한 인간에 대한 가르침은 지금껏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모질기만 한 살아가는 일을 겪으면서 이제는 제 스스로도 알아차릴 나이는 벌써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줄조차 없이 기억되지 않는 모습으로 남는 일은 참으로 원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않을 수 없겠습니까. 온갖 모순과 오욕에 대해 기꺼이 온몸을 다 바치신 선생님의 열정은 어쩌면 차라리 세상과 어울리지 않은 순수함이었을까요. 살아남은 자들의 잔인함이 새삼 몸서리쳐지는데, 서러운 내 눈물은 선생님의 영정사진을 자꾸만 흐릿하게 합니다. 그런 상처들이 차곡차곡 쌓여 선생님의 넓고도 깊기만 한 속내에 암덩어리로 커가고 있을 때, 그 고통을 살아남아 있는 제자의 용렬함으로는 차마 알아차리지 못했음이 서럽기만 합니다. 훌륭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살아계실 때 선생님의 모습과 한결같은 닮은꼴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산과 사진을 추억하며 차마 저장된 번호를 지우지 못한 채 떨리는 손길로 스마트폰을 로그아웃합니다. 혹시라도 하늘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기다리며 그리움을 가슴에 깊이 담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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