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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10억弗에도 안팔아…그 선택은 옳았다

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10억弗에도 안팔아…그 선택은 옳았다
투자자 아닌 이용자 모두가 누려야 할 가치였기 때문
SNS가 지지자들 행동공간 열어줘 오바마 선거 승리
기사입력 2010.10.14 17:22:57 | 최종수정 2010.10.14 21:14:11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제 11회 세계지식포럼◆

"페이스북은 웹2.0의 표준화된 신화입니다. 페이스북을 10억달러에 팔라는 제안을 거부했을 때 모두가 미쳤다고 했죠. 하지만 우리는 투자자에게 우리가 만든 세계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그 가치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참모였던 크리스 휴즈는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현재를 소셜네트워크 시대로 규정하면서 "소셜네트워크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휴즈는 2004년 하버드대 동창인 마크 주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공동으로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그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들은 처음에는 친구들이 어떤 수업에 들어가 있는지 공유하는 사이트로 만들었으며 대학 동기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다소 장난스러운 프로젝트로 운영했다"고 소개했다.

휴즈는 "하지만 네트워크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페이스북의 특수성이 하버드대를 넘어 금세 아이비리그로 확산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용자가 스스로 정보 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휴즈는 "스스로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개방하려 했다"며 "페이스북은 실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맺어 가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정보 공유에 대한 부담감이 작았다"고 말했다. 그와 창업자들은 2006년 회사를 10억달러에 매각하라는 야후의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노(NO)`였다.

휴즈는 "마크가 10억달러를 받는 것과 50억달러를 받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물었고, 우리는 회사를 매각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개발하는 것을 선택했고 결국 그 선택은 옳았다"고 말했다.

휴즈는 2007년 페이스북을 떠나 버락 오바마를 위한 온라인 홍보에 뛰어들었다. 2008년 미국 대선은 참여 지향적 미국인이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선거운동의 역사를 바꾼 것이었다고 그는 평가했다.

휴즈는 "보다 많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사람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캠프에서 몇 사람이 앉아서 캠페인 동영상을 만든 것에 비해 수많은 지지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에 퍼지게 하는 창조적 캠페인이었다"며 "대부분 콘텐츠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는 지지자가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캠페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도구였다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 지지자들은 경선과정에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현 국무부 장관)를 빅브러더로 묘사한 영화 1984 패러디 영상을 올리는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도발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정치인들이 소셜네트워크를 보다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대화하고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히 유행으로 접근하지 말고 문화적ㆍ사회적 요소를 주의 깊게 장시간 살펴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휴즈가 예상하는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업은 일반 상거래를 비롯해 여행 금융 뉴스 등 분야다.

휴즈는 "본인이 잘 아는 친구나 그 분야 전문가가 새로나온 제품이나 사이트를 알려준다면 제품에 호감이 생길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는 소셜커머스는 이미 생겨났고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에서 지인 간 신뢰가 형성된다면 일대일 금융거래가 일어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휴즈 생각이다.

현재 휴즈는 뉴욕에 사무실을 열고 주모닷컴(jumo.com)이라는 새로운 소셜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주모닷컴은 네트워크를 통해 NGO와 자원봉사단체가 전 세계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He is...

크리스 휴즈는 하버드대 재학 중 동기생들과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서비스 개발과 사용환경 개선에 주력했으며 대변인도 담당했다. 2007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선거전략을 총괄했으며 오바마 당선 이후에는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조언을 하는 엔젤투자자로 변신했다. 현재는 NGO 간 글로벌 소셜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주모닷컴(jumo.com)을 창업해 다음달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 Speaker`s Message

▶비즈니스계는 인문학적 소양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We need to infuse the world of business with a liberal arts perspective.

- 피터 블레어 헨리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학장

▶우리(미국)는 모든 것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We put everything out there on the table and the North Koreans chose not to pick it up.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차관보

[최광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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