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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직격탄… 120조 PF사업 ‘휘청’

부동산 침체 직격탄… 120조 PF사업 ‘휘청’

세계일보 | 입력 2010.08.10 18:49 |

대형 50여건… 자금난에 10여곳 중단·취소
2조대 양재사업 좌초에 '파산 도미노' 우려
전문가 "정부, 땜질 처방 말고 옥석 가려야"


2조원대 규모인 서울 양재동 복합터미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파산 신청에 이르면서 금융·부동산 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경기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등 굵직한 PF 사업과 관련한 파열음이 커지면서 'PF 파산 도미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공모형 PF사업은 모두 50여건으로, 전체 사업규모는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여곳은 이미 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됐고 나머지 사업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지난 6일 일부 출자사의 중재안이 건설 컨소시엄에 거부되면서 전면 백지화 위기에 빠져 있다. 용산 사업에는 삼성물산 등 건설사 컨소시엄 17개사를 비롯해 총 30개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드림허브PFV)가 금융권에 128억원의 이자를 납입해야 하는 오는 9월17일까지 타결책을 찾지 못하면 용산 사업은 파국을 맞게 된다. 금융기관은 "건설사들이 어떠한 조건에서도 책임준공을 하고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며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자금조달 책임을 모두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초대형 개발사업을 견인해 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양재동 복합터미널 PF 사업이 파산신청에 이른 뒤 금융·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좌초 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지구 PF 사업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 용산역과 철도차량 정비기지 일대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세계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신용·자금경색은 용산 등 대형 PF 사업의 돈줄을 더욱 조이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의 경우 건설사의 지급보증 거부로 자금조달이 어려워 2조5580억원의 땅값 가운데 중도금 전액을 미납한 상태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공제회, 롯데건설 등 16개 컨소시엄과 민관합동 공모형 PF로 진행 중인 이 사업은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 14만2150㎡ 부지에 주거, 상업, 업무시설이 혼합된 복합단지를 짓는 것으로, 총 사업비가 5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LH는 중도금 납부 유예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중도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업 중단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옛 인천대 주변 재개발 사업인 도화지구, 경기 일산 한류우드 2구역 개발, 인천 송도 인천타워, 광교비즈니스파크 조성 PF 사업 등도 사실상 중단 상태다.

대형 PF사업이 잇따라 좌초 위기에 몰리면서 정부도 개입 여부를 저울질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가 개입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용산사업의 경우) 이자 납부 기한이 다음 달 17일로 다가오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정부의 역할이 있는지 들여다 볼 생각"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최소 규모로 옥석을 가려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대기업 산하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용산사업 등이 백지화되면 그 여파는 다른 PF는 물론 부동산 시장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수도권 내에 많은 PF 사업이 몰려 있지만 차별화된 개발은 찾아보기 힘들고 중복 투자도 상당하다"며 "단기간 분양 위주로 사업을 벌이는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땜질식 처방을 거듭하면 앞으로도 제2, 3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주요 PF 공모사업 현황

사업명

발주처

공모시기

주간 건설사

경기 광명역세권 상업용지

LH

2006. 1

태영

인천 영종도 운북복합레저단지

인천도시개발공사

2006. 2

G S 건 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코레일

2006. 8

삼성물산

경기 안산 90블록 사동개발

안산시

2007. 2

G S 건 설

경기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LH

2007. 5

롯데건설

경기 고양 한류월드 2구역

경기도

2007. 6

프라임산업

인천 송도테크노파크

송도테크노파크

2007. 8

코오롱건설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부산도시공사

2007. 11

현대건설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복합단지

LH

2007. 7

S K 건 설

경기 남양주 별내 복합단지

LH

2007. 10

경남기업

서울 은평뉴타운 PF개발

SH공사

2009. 2

현대건설

수원 광교신도시 에콘힐

경기도시공사

2008. 4

대우건설

부산 문현혁신도시

부산도시공사

2008. 8

현대건설

자료:대한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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