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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현장에서]덤핑에 흔들리는 유료방송 시장

[현장에서]덤핑에 흔들리는 유료방송 시장
지면일자 2010.08.03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케이블TV업계 대표들이 만나 산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케이블TV방송사(SO) 대표들은 물론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대표들까지 최근 과도하게 일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의 묶음상품 경쟁에 유료방송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 결합상품 덤핑경쟁은 이동통신이나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사회적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법 형태로 IPTV가 도입될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방송통신 융합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방송통신 마케팅 현장의 모습은 이동전화나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결합상품 가입자 유치를 위해 유료방송은 덤핑가격에 제공되거나 아예 100개가 넘는 채널의 방송 상품을 공짜로 주기도 한다.

이동통신, 유선통신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 사업자들에게는 유료방송시장은 `돈 몇 푼 안 되는 사은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유료방송 수신료는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자체제작에 열정을 쏟는 PP들이나 방송가입자를 기반으로 지역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O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것인데 말이다. 한 PP사 대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전 재산을 다 바치다 결국 업계를 떠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케이블TV가 눈물겨운 노력으로 지난 15년간 국민 문화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해 왔음에도 칭찬이나 대우를 받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상파, 통신사 등 거대사업자들의 힘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답답한 속마음을 표현한 말이다.

간담회가 끝날 무렵 모 의원은 국가적으로 도입한 IPTV가 단순히 통신업체들의 땅따먹기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정책대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의 약속처럼 법·제도적인 뒷받침과 방송통신 사업자들의 상생정신이 발휘돼 방송과 통신이 함께 성장해 가는 진정한 융합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성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지원팀 srnoh@kc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