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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벤처에 3700억 투자 무선IT 강국으로 도약할 것

모바일 벤처에 3700억 투자 무선IT 강국으로 도약할 것
최시중 방통위원장 바르셀로나서 `제2 벤처 붐` 선언

정부가 제2의 네이버, 엔씨소프트를 만들기 위해 3700억원의 벤처 기금을 투입한다. 또 4G, 5G 등의 미래 모바일 구현을 위한 세계적 테스트베드(실험대)를 만들고 규제를 완화해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무선인터넷을 하기 쉬운 나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관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무선 IT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밝혔다.

방통위는 우선 모바일 산업을 발전시켜 제2의 벤처 붐을 육성하기 위해 모바일 콘텐츠, 모바일 광고, 스마트폰 등 무선 IT 분야에 3700억원에 달하는 한국 IT펀드(KIFㆍ이동통신사들의 출연금으로 조성)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애초 오는 12월에 해산될 예정이었지만 방통위가 기간을 연장해 무선 벤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주파수 할당 대가 등으로 모아진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무선 IT 분야에 우선 투자하겠다"며 "이 자금은 당장 창업 운영자금에 목말라 있는 모바일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종잣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특정 분야(무선인터넷) 육성을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 지원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투자 결정은 그동안 `나눠먹기식` 투자로 벤처 육성 효과를 제대로 못 봤다는 지적 때문에 이뤄졌다.

또 방통위는 1인 창조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센터(앱센터)`를 만들어 애플리케이션 제작과 개발자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다음달 5일 이동통신사업자, 제조업체, 콘텐츠업체 등의 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 협력 방안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모바일 강국 전략과 관련해 방통위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서 무선인터넷 기술이나 표준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기준)를 지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가 MWC 에서 선보인 "웨이브폰"
기존 3G뿐만 아니라 무선랜(WiFi), 와이브로(WiBro) 등의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롱 텀 에벌루션(LTE) 등의 신기술을 받아들여 모바일 최강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모든 국민이 쉽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적합한 요금제를 추가로 도입하고 무선인터넷 표준ㆍ기술 기준, 콘텐츠 심의 등의 제도를 정비하는 등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향후 1~2년이 IT코리아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 분야에서도 NHN이나 엔씨소프트 같은 스타 기업들이 나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아울러 융합IT(CIT) 산업 육성을 통해 국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매년 지출하는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소모적 마케팅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국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한국은 이제 유효경쟁체제 틀을 벗고 LG텔레콤을 포함해 완전경쟁체제에 돌입했다"며 국내 땅 따먹기에 안주하지 말고 국외로 뛰어야 한다"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을 겨냥했다.

또 "세계 시장을 향해 활로를 찾으려면 통신기업과 다양한 산업이 서로 융합하고 어우러지면서 공동 선단을 구축해 (국외로)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컨버전스 시대에는 융합ㆍ통합의 DNA를 가져야 한다. 산업이 개별로 가기보다는 융합ㆍ통합을 시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 = 황인혁 기자 / 서울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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