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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 일문일답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 일문일답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 /조선일보DB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대통령실장에 내정됐다. 임 장관은 청와대의 공식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실장에 임명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임 장관은 복지와 고용 문제에 집중하는 한편 북한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설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용부 장관 시절 언급을 피하던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임 장관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민간이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정부는 공정한 환경을 만드는 역할만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국제간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을 통해 경제교류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새 자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한편으로 고용부 장관을 떠나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임 장관은 “사회적기업 등 여러가지 현안이 많은데 고용노동부 출범 초기에 떠나게 돼서 아쉽다”고 말했다.다음은 임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대통령실장 내정은 언제 결정난 건가.
“어제 오전에 대통령 만나고 왔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가 되고 그러면서 저 나름대로 짐작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 출범과 노조법 개정안 실현 등 여러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것들을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다. 이 정부 출범 후에 국민적 기대가 있었는데 이후 정부가 겪는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현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국민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적으로나 시대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나 중요한 시기다. 이번 정부가 여러가지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 세계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그런 고민을 하는 가운데 정부가 출범하는데 중요한 위치에서 참여한 저로서는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국가적인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정말 책임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일부에서는 의원직 문제로 고민하느냐 하는데 그런 차원의 고민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현안도 우리나라가 앞으로 국정운영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무한 책임을 느낀 저로서는 이 순간에도 책임있게 행동하는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책임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다. 어제 대통령뵙고 실장직을 맡아서 수행하겠다고 결심했다. 여러가지 현안들이 많이 있지만 당정청과 협력을 통해서 풀어나가겠다.”

-청와대에서 맡은 역할은.
“지금 국정에 바라는 요구들이 있다. 실장으로서 해야할 일은 국민의 마음을 국정에 반영하는 역할이다. 국민의 마음이 무엇일지 아는 게 중요하다. 그 첫번째가 화합 또는 통합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갈등이 굉장히 많다. 이런 갈등이나 정치적 상황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 희망을 주는 것이다. 여러가지 좋은 지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를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가 하고 의심한다. 이런 심리가 국민들 사이에 넘쳐나고 있다. 이게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희망의 사다리를 제시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아 열심히 하면 희망이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희망의 사다리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받아들 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국민의 귀로 듣듯이 국민의 요구를 국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겠다.”

-후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까 간부회의하면서 고용노동부가 할 일은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집중적으로 추진했던 사회적기업, 청년고용 등 국정운용의 기본 틀이 고용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시장과 수요자가 요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하나하나 굉장히 중요한 문제들이다. 흔들림없이 더 발전시켜서 잘 추진해주기를 바란다. 또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의 중요한 현안인 만큼 제가 적극적으로 후원자 역할을 할 생각이다.”

-노동부장관 업무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아쉬운 점은.
“보람있는 것은 고용노동부 가족들이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서 지난해 말에 노동법 개정안 통과시킨 것이다. 그리고 타임오프를 최종적으로 통과시킨 것도 보람있다. 이 시기에 고용노동부에 근무한 모든 직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다 보람 느낄 것이다. 또 고용노동부를 출범시켜 여러가지 고용에 대한 정부정책에서 우리 부서의 입지와 역할을 분명히 했다는 것도 보람있다. 앞으로 실질적으로 부처의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하는 숙제는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용을 중요시해 정부의 시스템이나 여러 측면에서 후원자 역할을 단단히 하겠다.

의미있는 정책에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제도로써 사회적기업이 정착하는데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관심을 바탕으로 새마을운동이 여러가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올렸듯이 이번에 사회적기업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앞으로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범정부적인 차원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다. 이 사회적기업이 보다 더 확실히 자리잡도록 돕겠다.

가장 아쉬운 것은 청년취업문제다. 청년취업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우리사회에 희망의 분위기를 자리잡게 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청년취업 해결이다. 이 문제를 범정부적으로 고민하겠다. 우리 사회의 근로에 대한 문화나 의식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갖추도록 하는게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정책도 좋지만 고용노동부를 시작하는 초기에 떠나게 돼서 아쉽다고 생각한다.”

-대북문제에 대한 의견은.
“최근에 중국과 대만의 차이완 경제권 형성을 보면서, 사실 중국보다 우리가 더 쉽게 잘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왜 저런 부분에 대해서 못할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북한 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것은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서 많은 애로가 있지만 앞으로 국제적인 상황에 맞춰서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겠다. 남북한이 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경제교류도 활성화 시키겠다.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청와대가 시끄럽다. 군기를 어떻게 잡을건가.
“늘 얘기하는 것은 직장도 가화만사성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가 같고 함께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 된다. 목표를 생각하면 여러가지 갈등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믿는다. 보다 더 높은 차원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겠다. 그런 자세로 풀어나가겠다.”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얘기해달라
“수출, 국민산업, 세계시장의 경쟁력 등 경제문제를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펴서 달성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민간부문이 하는 것에 대해서 정부가 발목만 잡지 않으면 민간이 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표적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공정한 환경을 개선해야 된다. 전반적으로 공정성을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사회 내에서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큰 격차 사회가 되고 있는데 이 격차사회가 얼마나 지속가능 하겠는가. 격차사회에 대한 문제도 앞으로는 일자리를 강조하는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풀겠다. 고용과 복지가 국정의 중심에 서야한다. 이런 문제는 시장이 풀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대외경쟁력을 지속가능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의원직은 아쉽지 않은가.
“의원직을 그만두는 것은 축구선수가 경기장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원직은 정치인의 직장에 불과한 것이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그대로다. 해야 할 일을 계속 함으로써 직장은 떠나지만 직업은 계속 수행하겠다.”

-사회 양극화에 관심 많아보이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성장과 복지 논쟁이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해법은 일자리밖에 없다. 성장이 돼야 일자리 생기는 거고, 일자리 없는 성장이 얼마나 지속되겠는가. 그래서 인적자원을 모아서 부가가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일자리야 말로 우리 사회 격차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다. 경제정책 설계해보고 참여해 본 사람으로 성장과 복지 중 뭐가 먼저냐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정책하는 사람 입장에서 대안은 결국 일자리에 집중된다. 이런 면에서 고용노동부에 대통령실장으로서 바란다. 일자리 문제에 고용노동부가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안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일자리의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카지노 사업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가 큰데 생각없나.
“그런데 까지는 안가더라도 컨벤션 사업만 해도 엄청난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 얼마 전 스위스에 갔는데 근로자의 기초조건, 최빈곤 근로자의 개선 방법 등에 대해서 회의했다. 그런데 스위스가 세계에서 물가 제일 비싸다. 이 비싼 곳에서 비싼 밥 먹어가며 이런 문제 논의하는게 맞나. 이 문제를 한국이 주도해서 하자. 스위스에서 국제회의 하는 것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하는 것을 누가 가져갈지 고민하지 말고 눈을 세계로 돌리면 그게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북한한테도 그런 것을 제의하고 싶다. 남북문제도 그렇게 시각을 갖고 풀어나가면 공통의 비전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어떤 대통령실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제가 당선인 비서실장을 하고 후보 비서실장도 했다. 실장의 기본적인 태도는 그 당시에는 ‘Faceless, Voiceless’ 였다. 그런데 이는 국민들께 스텝을 직접 얘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보이스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요구사안을 적극적으로 듣는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겠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 정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제가 고용노동부에서도 고객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시선이 안으로 위로 향해 있다. 이 시선을 다 반대로 바꿔서 안에서 밖으로, 위에서 아래로 돌리자. 국민들의 상황을 제대로 보고 그래야 국민 속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국정이 가능하다. 그 역할을 확실하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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