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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회복 가도에 다시 먹구름>

<글로벌 경기회복 가도에 다시 먹구름>
  • 금융.실물 경제지표 일제 하락..더블딥 우려도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전 세계 경제 회복 가도에 다시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극심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었던 세계 각국의 경기가 잇단 복병을 만나면서 다시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또 다른 경기부양책 등 이런 어려움을 타개할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경기가 다시 하강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美 경제지표 일제히 빨간불 = 미국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한 6월 고용은 12만5천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용이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달 고용 감소폭도 작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9.5%로 전달 9.7%에서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는 실업자가 줄어든 게 아니라 장기 실업에 지쳐 구직을 포기한 65만2천명이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는 8만3천명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시장의 사전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부진한 상황은 고용시장뿐 아니라 제조업과 주택시장 등의 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6월 제조업지수는 56.2로 전달 59.7보다 하락하면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9에도 크게 못 미쳤다.

       주택시장에서는 5월 신규 주택 판매가 전달대비 32.7%나 급감했고 기존 주택 거래는 전달보다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듯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콘퍼런스 보드의 6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52.9로 전달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콘퍼런스 보드 소비자 리서치센터의 린 프랜코 소장은 "앞으로의 경제상황과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가 소비자 신뢰 하락의 주요 이유"라고 분석하면서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질 때까지 소비자들의 신뢰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럽.중국도 먹구름 = 이런 경기 회복의 둔화 조짐은 비단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재정위기에 흔들리고 있는 유럽은 빚줄이기를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고 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던 중국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로 인한 위기감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금융부문의 위기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5월 실업률이 3개월째 10%를 유지하는 등 실업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재정위기에 처한 남유럽 국가뿐 아니라 독일 등 대부분의 나라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은 채 이로 인해 경기 하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만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제조업의 위축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는 6월 52.1을 기록,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지면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등 6대 도시의 미분양 주택이 26만1천81채로 집계돼 과거 사상 최고치였던 28만∼30만채에 육박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서도 심상찮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다우 1주일째 하락..금융시장 흔들 = 불안한 실물 지표는 당연히 금융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47% 하락하면서 7일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도 떨어졌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만 4.5%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5.03%, 나스닥 지수는 5.92%가 각각 내렸다.

       경제의 부진한 상황으로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 가격이 5영업일째 떨어지는 등 유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더블딥'논란도 재점화 = 이런 경기 회복의 부진한 양상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이른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아직은 더블딥 보다는 경기회복기의 일시적인 조정 국면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현재 경기가 `제3의 불황'의 초기단계라고 진단했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으로 인한 `재앙'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제조업 성장세 둔화가 이미 불거진 유럽의 재정 위기 및 미국의 경기회생 지연과 함께 세계 경제의 어려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블딥 우려는 아직 이르며 경기과열을 경계하는 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HSBC의 아시아 담당 프레데릭 뉴먼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하드랜딩(경착륙)은 아니다"라면서 "이는 정상화 과정이며 더블딥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7/04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