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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놀이` 만든 두 거장, 잡스·캐머런 닮은꼴

`최고의 놀이` 만든 두 거장, 잡스·캐머런 닮은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두 거장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상상력의 신화`를 보여주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ㆍ55)와 제임스 캐머런 아바타 영화 감독(56)이다.

전 세계적인 아이팟ㆍ아이폰 열풍에 이어 아이패드를 내놓은 잡스 CEO와 타이타닉 성공 후 아바타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 캐머런 감독은 묘하게 닮았다. 두 사람 모두 청바지를 즐겨 입는 베이비 부머이자 굴곡진 삶을 살았던 대표 주자인 데다 `기술과 혁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잡스와 캐머런 손을 거치면 아무리 어려운 기술도 황금으로 탈바꿈한다.

두드러진 공통점은 `잘 놀 줄 아는 능력`이다. `내가 잘 놀아야 소비자나 관객도 잘 놀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셈이다.

이재우 영화진흥위원회 기술연구원은 "아바타 성공은 3D를 불편한 기술이 아니라 재미있고 편한 기술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팟과 아이폰 역시 풍부한 애플리케이션과 근본적인 기술 융합을 통해 사람들이 자유자재로 갖고 놀 수 있는 점이 대박 비결이다.

판을 바꾼 한 차례 혁신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점도 닮은 점이다.

잡스는 21세 때 애플컴퓨터를 창업한 뒤 30여 년간 제품 혁신에 몸을 던졌다. 아이팟ㆍ아이폰 대박에 그치지 않고 최근 태블릿PC인 아이패드까지 내놓았다. 캐머런 역시 84년 저예산 영화 `터미네이터`와 97년 타이타닉, 2009년 아바타라는 영화를 제작하며 매번 모든 것을 거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성공가도만 달린 것은 아니다. 잡스는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1986년 쫓겨난 뒤 11년 만에 회사에 복귀했다. PDA 사업은 실패로 귀결됐다. 췌장암 수술에 간이식까지 받으며 은퇴 이야기도 심심찮게 돌았다. 그럴 때마다 잡스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캐머런도 마찬가지다. 심해탐사를 다룬 영화 `어비스` 흥행 참패 후 모든 것을 잃었지만 다시 일어났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패러다임 안에 사는 사람들은 양적 변화에 치중하지만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람들은 강도와 밀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지칠 줄 모르는 모험과 열정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내가 최고`라는 자기 확신과 비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 확신이 강한 만큼 주변과 자주 갈등을 빚기도 한다. 까다로운 성격인 캐머런은 현장에서 폭군으로 통한다.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감독이다.

잡스 역시 `안하무인`으로 유명하다. 대인관계가 매끄럽지 않지만 자기 비전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굴곡진 삶을 살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잡스는 미혼모에게 버려진 뒤 입양되는 아픔을 겪었다. 캐머런 역시 유년 시절 부모가 이혼했으며 자신 역시 결혼을 다섯 번이나 하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았으며 대학 중퇴 딱지가 붙어 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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