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굴욕…안타까운 LG
스마트폰 대응전략 부재 2분기 실적 하향 등 고전
점유율에만 안주해 혁신을 게을리 한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2차례 연속 실적 하향조정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이고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국내기업들에도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아이폰 초기모델 출시이후 사실상 참패를 당한 국내 휴대폰제조사들이 발빠르게 전력을 가다듬어 아이폰4 출시를 전후해 2라운드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일부업체는 아직 이렇다할 제품을 내 놓지 못해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해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2분기 매출을 67억 유로 이하로 잡았으며 영업이익률은 9%이하일 것이라 예상했다. 노키아는 지난 4월 올해 영업이익률을 기존의 11∼13%에서 9∼12%로 하향 조정한 바 있어 충격을 줬다. 이날 노키아의 주가는 헬싱키시장에서 8.4% 떨어진 주당 8.91달러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블랙베리의 리서치인모션(RIM) 보다도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키아의 몰락이 안전한 중저가형 시장에만 안주해 스마트폰 경쟁에 대처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오픈마켓을 장악하고 증강현실 등 문화트렌드를 바꿀만한 막강한 애플리케이션들을 내놓는 동안 노키아의 심비안OS를 내세워 오직 음악 기능에만 몰두했다. 프리미엄급으로 내세운 N8모델조차 디스플레이가 3.5인치에 지나지 않아 멀티미디어 기기로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CEO "경쟁을 하기엔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았다"며 스마트폰 전략 부재를 시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키아의 굴욕은 프리미엄급 라인업을 구성하지 못하고 수성에만 급급한 결과라는 점에서, 최근 스마트폰 2라운드 시장에서도 뚜렷한 제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LG전자에도 우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옵티머스Q'를 내놓았으나 아이폰4 출시이후 형성된 2라운드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통해 아이폰4에 맞서 스마트폰 2라운드 시장에서 맞불을 놓은 것과, 팬택이 `시리우스'를 통해 하드웨어적 성능을 끌어올린 것에 비하면 글로벌 3위업체인 LG전자의 스마트폰 대응전략이 크게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만업체 HTC만해도 4.3인치에 4세대 통신망을 지원하는 EVO4G를 내놓으며 출시하는 폰 마다 `괴물폰'이라는 별명을 들으며 혁신을 지속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트지앤애널리틱스(SA)는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3%에서 4.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박지성기자 j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