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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가 벤처캐피털에 뭉칫돈 출자한 이유

엔씨가 벤처캐피털에 뭉칫돈 출자한 이유
2010-06-15 11:14:37

주요 VC에 수 백억 投資 추진…유망 企業 발굴 위한 움직임 고조

엔씨소프트(036570)가 게임업계의 벤처캐피털 투자 열기에 동참한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별도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150억원 정도를 벤처캐피털(VC)에 출자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위해 최근 삼성동 본사에서 주요 VC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투자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4곳 VC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들 중 2곳을 우선적으로 출자 대상 VC로 선정하고 추후에 두곳을 더 선정, 총 4곳의 펀드에 약 150억원을 출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가 직접 VC를 설립하는 대신에 기존 VC를 통한 출자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본격적인 유망 벤처 발굴을 위해 전문 투자를 보다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현재 NHN(NHN인베스트먼트)·네오위즈(지온창투)·CJ인터넷(CJ창투) 등이 VC 관계사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드래곤플라이·세시소프트 등 몇몇기업들이 VC에 출자한 상태다.

특정 VC에 자금을 몰아주지 않고 여러곳에 분산 출자하는 것도 엔씨 특유의 포트폴리오(분산투자) 전략이 내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VC별로 차별화된 인적 구성과 강점을 살려 투자할 기업 및 기술 소싱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엔씨는 이를 통해 기존 게임사업과는 별도로 모바일 등 이머징 IT분야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벤처투자를 확대, 보다 다양한 신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게임 중심의 투자에서 IT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엔씨가 VC를 통한 간접 투자로 파상 공세에 나섬에 따라 최근 메이저 기업들 중심으로 게임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M&A경쟁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그동안 정중동해온 엔씨가 넥슨의 공격적인 M&A전략에 맞서 초대형 M&A에 동참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시점에 VC출자로 대응함에 따라 업계에선 엔씨가 M&A보다는 ‘펀드오브펀드’ 형태, 즉 간접 투자로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자의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상무는 이와관련 “우리는 다른 회사처럼 잘 나가는 업체를 인수하기 보다는 전도 유망한 업체에 일부 지분을 투자, 해당 기업의 밸류를 높여 상장(IPO)하도록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엔씨의 이번 대대적인 VC 출자와 M&A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M&A 대신에 펀드 출자 카드를 잡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NHN에 버금가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엔씨 자본력을 감안하면 VC 출자를 통한 얼리스테이지 벤처 투자와 넥슨·NHN 등 라이벌 기업과 벌이고 있는 업계 1위 싸움을 위한 M&A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얘기이다.

업계 한 재무담당자는 “넥슨이 네오플에 이어 엔도어즈·게임하이 등 우량 중견기업을 잇따라 인수하자 엔씨 고위 경영진 사이에서 몹시 당황해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넥슨과 공격 포문으로 엔씨가 언제든 유망 개발사를 인수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무튼 막강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벤처 투자 대열에 합류한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한동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