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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창립 60돌 기념 국제 컨퍼런스

한국은행 창립 60돌 기념 국제 컨퍼런스

 정유진 기자
 
ㆍ화이트 OECD 의장 - “전세계 저금리 부작용 걱정”
ㆍ버냉키 FRB 의장 - “자본 급유출 막게 규제 필요”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의장은 31일 “자산가격 거품과 신용 팽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금리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트 의장은 이날 한국은행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 기자회견에서 “자산가격 버블의 가능성이 우려될 만한 시기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캐나다 중앙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화이트 의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를 예견해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그린스펀이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자산가격 버블을 형성케 하고 사람들의 지출 행동을 변화시킨 확장적 신용정책”이라면서 “이번 위기가 남긴 교훈은 중앙은행이 신용, 자산가격, 소비행태에 늘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특히 중국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면서 “지난 1년간 신용이 매우 팽창했고 투자도 급증해서 수요측면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도 이날 녹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라마다 경제여건이 다르므로 출구전략의 적절한 시점도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출구전략을 결정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경제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경제회복의 초기단계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과 서둘러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급격한 자본유출입을 막기 위한 국제적 금융규제 논의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의 충격은 선진국에서 발생했지만 그 충격이 세계로 급속히 전파되면서 신흥시장국에서는 급격한 자본의 유출입 형태로 나타났다”면서 “국제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고 적절한 금융규제와 금융기관 자본 및 유동성의 적정성 개선 등을 위한 국제협력 확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세계적 차원에서 이러한 개혁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국가 간 일관된 협력체계를 유지하려면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주요 20개국(G20)의 지도력이 필수적”이라며 “세계경제의 과제에 대처하는 데 한국과의 협력이 지속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G20회의의 위상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통해 세계 경제에서 신흥 시장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면서 “국제사회는 G20 회의를 국제 경제협력의 최우선 협의체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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