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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사설] 애플 독주 바라만 보고 있을 건가

[사설] 애플 독주 바라만 보고 있을 건가

 
아이폰에 이은 애플발 `아이패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이 어제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발표하자 넷북, 휴대폰, e북, 미디어, 게임, 인터넷, 광고 등 관련 산업으로 그 영향이 어떻게 파급될지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시대의 아이콘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는 `애플'의 독주를 보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글로벌 IT기업들의 대응전략이 궁금해진다.

애플이 이번에 내놓은 아이패드는 복합적이고 전방위적 기능으로 인해 콘텐츠 창으로서 새로운 시장의 성장을 부추길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패드가 몰고올 글로벌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업계의 변화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특히 편리한 UI를 갖춰 신문콘텐츠의 온라인 유료화를 촉진할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업계는 그동안 콘텐츠 유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여의치 않았다. 처음부터 온라인 소비 시장을 방치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세팅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그러나 화려한 그래픽과 동영상까지 지원하는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이 벽을 넘는데 강력한 무기가 생겼다. 새로운 온라인 창구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벌써 뉴욕타임스는 애플과 손잡고 아이패드를 통해 콘텐츠 판매에 나섰다. 아이패드가 촉발한 태블릿PC의 확산은 유료화는 물론 텍스트와 영상이 통합된 기사 등 다양한 콘텐츠 형식의 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이패드까지 앞세운 애플의 돌풍이 전세계를 강타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연스레 우리 IT기업들에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아이패드가 발표된 어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속은 탔을 것이다. 삼성과 LG는 태블릿PC를 내놓을 계획이 당분간 없다고 한다. MS와 대만의 업체들까지 나서서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너무 한가한 모습이다. 시장조사기업 딜로이트는 올해 태블릿PC 시장이 35억 달러를 형성하고 2014년에는 3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기업들이 스마트폰에서 했던 실패를 태블릿PC에서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사실 그동안 삼성과 LG의 스마트폰 전략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사는 막강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전체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20%를 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3.2%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시장은 하드웨어로만 승부하는 게 아니다. 콘텐츠와 사용자커뮤니티 등 비하드웨어 요소가 승패를 좌우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맥을 못쓰는 스마트폰 시장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점이다. IDC는 2013년까지 스마트폰 시장이 연평균 20%이상 성장해 4억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시점에서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조 경쟁력에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가미한다면 얼마든지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와 혁신에 대한 줄기찬 욕망이 작동해야 한다. 애플같은 순발력과 자신감도 필요하다. 우리 IT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IT인프라 환경과 시장을 갖고도 왜 세계적 혁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