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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DT 시론] 스마트폰을 비즈니스 모델로

[DT 시론] 스마트폰을 비즈니스 모델로

이희상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ㆍ기술경영학과 교수

최근의 IT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스마트폰과 그 비즈니스적 영향인 것 같다. 스마트폰의 시장보급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기존 휴대폰을 상당 부분 대체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휴대폰 대체의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이 휴대폰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더 편리하게 처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스마트폰에서는 종전에 유선인터넷에 비교하여 열악하였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대폭 개선된다. 인터넷의 도움으로 약속장소나 맛집을 찾기 위해서 컴퓨터에 가까이 있을만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수고를 덜어준다. 휴대폰에 연락처를 기록하는 일도 스마트폰은 스마트하게 처리하고 있다. 즉, 명함을 받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문자인식을 하여 이름은 이름 자리에, 전화번호는 전화번호자리에 기록해준다.

스마트폰은 융합기능을 통해 다양한 전자기기의 기존 서비스를 대체한다. 골프장에서 현재의 위치에서 홀까지의 거리를 보여주는 GPS 캐디 단말기 등을 사용하였던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그린 위에서는 경사를 읽는 디지털 수평계 기능이나 스윙 폼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면 스윙 평면의 각도가 바람직한지를 코치해주는 프로그램까지 덤으로 끼울 수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터도 화면이 작아서 흠이지 스마트폰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더욱이 거리를 찍은 로드뷰나 위성사진 스카이뷰를 포함한 인터넷 지도와 일체화되기도 쉽다. 이제 GPS 캐디 단말기, 내비게이터 등은 스마트폰의 도전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화되거나 더 좋은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데 만만하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도 한다. 위치에 따라 정보를 인식하고, 카메라, MP3 플레이어 기능 등과 연계하고, 용도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종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한다. 예를 들면 오프라인 쇼핑 중에 어떤 상품이 마음에 들면 바코드를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찍으면 어떤 상품인지 인식하고 곧 인터넷을 뒤져 인터넷 쇼핑몰 어디에서 얼마에 팔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가까운 장래에는 주변에서 가장 싸게 파는 오프라인 상점도 알려줄 수 있다. 이제 상점들은 광고 없이도 고객들이 스스로 알고 싼 가격을 찾아오고, 행인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이 곧 내 가게의 모든 가격정보, 고객평판들이 전달되는 쇼핑시대에 대비하여야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는 버스 운행에 관해 정류장의 전광판이나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내 손안에서 대중교통 정보를 손쉽게 획득한다. 심지어는 일부 최신 버스들은 빈 좌석의 숫자까지 알 수 있으니, 버스가 맞춤형 대형 자가용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골프를 치다가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잘 모를 때 스마트폰의 카메라 렌즈를 공이 있을 만한 곳을 향하면 공의 딤플을 인식하여 공이 있는 곳이 화면에 박스로 표시되고 진동을 주기도 하는 것 같은 일은 얼마전까진 상상이 안된 일이다.

21세기 초 유비쿼터스 컴퓨팅,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정보처리 능력이 화두로 제시 된 바 있다. 유비쿼터스 구현을 위해 정보처리 능력을 어디에나 `편재'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스마트폰은 정보처리 기능을 항상 내 손안에 `소유'하게 하는 또 다른 유비쿼터스 방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스마트폰의 `내손안에 소유함'에 열광하기 쉬운 소비자로써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진다. 또 하나 스마트폰의 장점은 다양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그때 그때 만들어 거래할 수 있다는 개방적인 공급 측면에도 있다. 특히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공급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거대기업이 아닌 1인 또는 소그룹의 엔지니어들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참여자들을 끌어들이는 상생형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20세기말 인터넷, 닷컴기업을 향해 질주하던 벤처 경험을 가진 우리나라가 이러한 개방형, 상생형 비즈니스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IT산업계를 역동적이게 만드는 일, 그것이 정부나 산업계 지도자들이 지금 신경써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