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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애플, 양보없는 모바일 전쟁

구글 vs 애플, 양보없는 모바일 전쟁
애플, 아이폰 검색엔진 구글→MS로…구글도 비디오 대여서비스 맞불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는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 웹브라우저(사파리)에 내장된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 대신 MS `빙(Bing)`을 탑재하기 위해 2~3주 전부터 MS와 협상 중이다. 애플은 구글이 넥서스원이란 자체 스마트폰을 내놓고 압박하자 전격적으로 애플 아이폰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MS로 바꾸는 역공을 취한 것이다.

애플 스티브 잡스와 구글 에릭 슈밋 동갑내기(54) CEO 경쟁 때문에 MS 윈도PC와 애플 맥컴퓨터 간 20년 전쟁도 막을 내리고 있다. 글로벌 IT 산업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 결합(트라이버전스) 추세로 급격하게 이동함에 따라 애플과 구글 간 신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와 에릭 슈밋은 실리콘밸리 태생인 오랜 친구로 혁신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 서비스를 자사 제품에 내장하며 상생(相生)해 왔으나 이제는 상대방을 밟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발단은 모바일에서 나왔으며 공격은 애플이 먼저 시작했다.

구글 맵과 검색, 유튜브를 모두 아이폰에 내장했던 애플은 지난해 말 구글이 선보인 `구글 보이스` 검색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구글이 인수를 추진하던 온라인 음악사이트 `라라 미디어`를 8500만달러에 전격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모바일 광고회사 `콰트로 와이어리스`를 인수한 것은 구글 측 신경을 건드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모바일 검색 광고는 구글의 미래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구글도 가만있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 5일 최초로 자체 디자인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을 내놓고 아이폰이 독점하던 신규 스마트시장에 뛰어들었다. 과거 모바일 운용체계(안드로이드)만 공급하며 애플 소프트웨어만 지원하던 것과 다른 방식이다. 특히 구글은 넥서스원을 출시하며 "아이폰에 없는 것이 넥서스원에 있다"고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이어 21일(현지시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신규 비디오 대여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튜브를 통해 기존 동영상은 물론 영화까지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비디오 대여 서비스를 해온 애플 아이튠스를 겨냥한 것이다.

특히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도 구글 `크롬`이 모바일 분야에서도 공세를 가해 애플 `사파리`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셨다.

기업 시장에서는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이 애플 모바일미(Mobile Me)와 격돌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구글과 애플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대기업 간 경쟁은 소비자에겐 유리하다. 가격을 낮추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인수ㆍ합병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 모바일 분야 표준 경쟁까지 벌일 기세여서 염려를 낳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글과 애플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구글과 애플간 전쟁은 한국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IT 산업 패권이 강력한 하드웨어와 패키지 소프트웨어(윈도 등)를 무기로 한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소니 등이 물러나고 `서비스 소프트웨어`와 이를 어떻게 `유통`하느냐 하는 전쟁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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