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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울던 아이도 춤추게 한다

우리머루

[둘째는 못말려~ ⑤] 아이의 장난감 : 아이폰편


21개월 둘째 딸 우리 머루양, 날이 갈수록 고집이 장난 아니다. 한 번 마음 먹은 일은 기필코 하고야 만다.
세 살 터울의 언니 햇님공주도 이겨먹고, 서른 살도 훨씬 많은 아빠를 아주 간단히 물리친다. 머루양을 상대하다 보면, 아빠는 머루양에게 '껌'도 아니다. 하루하루가 아빠의 굴욕 OTL 이다. 흑 ㅠ.ㅠ;

아직 몇 단어 구사하지 못하는 머루양, 자신의 의사표현을 말로 하지 못하는 시기라서 '응응~'거리며 떙깡을 피우는 시늉이나 울음 공격으로 자신의 목적을 기필코 달성하고야 만다. 이런 머루양을 마주하다 보면, 때로는 화날 때도 있지만 유난히 머루처럼 까만 눈망울로 씨익~ 웃어주는 모습에 화는 종적을 감추고 만다. (위 사진을 보시라. 저 강렬(?)한 까만 눈빛을... 열이면 열, 껌벅 넘어간다^^)

'둘째'의 강인함을 조금도 부족함(?) 없이 발휘하는 21개월 소녀 머루양. 이런 머루양은 얼마 전까지 어떠한 회유와 타협책, 유혹 등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신념을 보였다. 바로 아빠의 신무기(?) 아이폰(iPhone)이 등장하기 전까지...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둘째

일찌감치 언어의 폭발기를 접한 언니와 달리 말이 더딘 머루양은 "(아)빠~ 빠~"란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을 통해 끊임없는 베이비 사인을 날린다. 예를 들면, 모처럼 주말에 늦잠을 자고자 하는 아빠에 가슴 또는 배 위에 올라타 "빠~"를 수도 없이 외찬다. 아무리 자는 척해도, 머루양이 펼치는 은근과 끈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이젠 아빠와 머루양과의 전세는 역전됐다. 머루양이 "빠~"를 외치면 아빠는 조용히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건넨다. 그럼 게임 끝! The end~~~
(설마?)


아이폰의 약발, 정말 대단했다.
21개월짜리의 손에 들린 아이폰 32G는 아빠가 사용하는 용도보다 더 다채롭게 이용되었다.
저 위의 손놀림을 보시라~
더군다나 아이를 위한 정말 다양한 '어플'(어플리케이션)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드럼-피아노-바이올린 음악부터 시작해 영어 단어 플래시카드, 동물카드, 숫자놀이, 베이비폰, 레고, 퍼즐 등 머루양을 위한 정말 다양한 어플들이 앱스토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3페이지 가량을 머루양과 언니 햇님공주를 위해 채워졌다. 무엇보다 아이팟으로 전해지는 음악의 활용도는 대단했다. 어린이동요부터 최신가요까지 21개월 머루양의 손끝에서 나온다는 것.
('아빠가 귀찮으니 노래 나오게 한 다음에 딸에게 건네준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

여섯 살 언니가 이것저것 터치하며 터득한 아이폰의 기능을 어깨너머로 배운 21개월 머루양이 스스로 아이폰을 작동해 가지고 논다. 그래서 위 어플들도 어쩔 수 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우리 머루양을 위해 늘 탐색과 검색으로 아빠가 제공하는 것들이다.



엄마의 아이폰 경계령 발령!... 그것도 잠시~

더구나 요즘 어린이집에서 율동을 배운 우리 머루양.
이제는 아이폰으로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춘다. '훼이브' '보핍춤' 등 나름대로 자신의 흥겨움을 춤으로 표현한다.
특히,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땡깡을 피우며 울어제칠 때 머루양에가 "아빠 아이폰 줄께~"라고 하면,
울 머루양 "뽄~" 하며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내민다. 이때 바로 아이폰을 건네지 않으면 머루양은 '땡깡' 공격을 펼치신다. 결국... 아빠는 백기를 든다. ㅡ.ㅡ;

'아이폰이 아이에게 좀 중독성이 강하다'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아이가 쉽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설정해놨다. 처음엔 계속해서 비밀번호를 잘못 눌러 5분, 15분, 30분, 1시간... 사용제한을 거치면서 머루양의 아이폰 사용이 잠시 주춤했다. (아빠의 생각 : 아싸~ 약발이 더 잘 통하겠구먼... ㅋㅋㅋ)


그랬던 머루양... 하루 정도 이젠 비밀번호 입력창이 뜨면 우리 머루양은 아이폰을 아빠에게 들고와서 비밀번호를 누르라는 "비~"를 외치신다! 또다시 아빠는 머루양에게 항복하고 만다.



이렇듯 아이폰은 둘째 머루양의 땡깡 방지용품, 장거리 여행시 필수품, 울음 그침용품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물론 너무 쉽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아이폰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햇님공주-머루양 아빠의 전화번호로 침묵의 전화나 외계어가 난무하는 전화를 받으신 분들 있으실 게다.
이럴 때 절대 놀라거나 당황하지 마시고

"머루야~ 아이 예쁘다, 아빠 말씀 잘 들어라! 끊는다~"

이렇게 말해주시고, 얼른, 바로, 그 즉시 전화를 끊어주시기 바란다. 제발 부탁이다!
만약, 아이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고 전화를 끊지 않는다면...
제 전화요금이 무지무지 많이 나온다는 사실!!!
부디~ 저를 도와주시기 바란다. 플리즈~~~

세상에 대한 호기심 천국, 우리 둘째의 아이폰 사랑... 정말 못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