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세미나/

뒷심 떨어지는 한국경제… ‘저성장·저고용’ 늪 빠지나

<겉으론 성장, 속으론 고용감소>
뒷심 떨어지는 한국경제… ‘저성장·저고용’ 늪 빠지나

성장대비 고용창출 효과 거의 ‘반토막’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한국이 ‘고용없는 성장’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의 기초체력인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그나마 성장을 한다고 해도 성장이 고용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성장과 고용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저고용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자본과 노동에 이어 생산성마저 급락 = 국내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는 자본과 노동뿐만 아니라 생산성(총요소생산증가율)마저 하락하고 있다.

KDI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전(1991~1995년)과 외환위기 후(2001~2007년)를 비교했을 때 인구와 고용률의 성장기여도가 각각 1.0%포인트, 1.2%포인트에서 0.5%포인트, 1.0%포인트로 하락했다.

노동자 1인당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도 3.2%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뚝 떨어졌고, 총요소생산성증가율도 2.1%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낮아졌다. 자본과 노동의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마저 급락, 성장률 하락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위기를 겪으면 잠재성장률이 급락한다. 한국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잠재성장률이 크게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다시 한번 크게 떨어질 게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 고용없는 성장, 미래가 없다 =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성장의 고용창출능력마저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일보가 차문중 KDI 선임연구위원의 방식을 원용해 1% 성장시의 취업자 수 증가치를 분석한 결과, 2001년에는 1% 성장할 때 취업자 수가 10만4000명 늘었지만 현재는 5만~6만명대로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고용이 71만명이나 감소하면서 1% 성장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09년을 제외하면, 성장하는 경제에서 성장률과 고용 사이에는 대부분 정(正)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문제는 정의 상관관계는 나타나고 있지만 고용창출능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차 선임연구위원은 “1% 성장시 취업자 수 증가치는 한 해의 수치보다는 추세를 이해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해동·음성원기자 haedong@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10-03-25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