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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인성교육’이 보여준 즐거운 변화

‘창의인성교육’이 보여준 즐거운 변화

교사들 교육변화에 민감한 대처 필요

2011년 11월 30일(수)

> 기획 > 연재 > 교육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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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의·인성교육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래 인재들에게 필요한 체험교육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의욕적인 교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혁신을 위해 애쓰는 현장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 註]

교육현장의 목소리   

▲ 아동들에게 자유 표현의 기회를 통해 창의인성 교육의 의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했다. 

1학년 담임을 할 때의 일이다. 입학하는 날부터 하얀 드레스, 분홍 드레스 등 색깔을 바꿔가며 공주풍의 예쁜 옷만 입고 오던 은지가 토요일 아침, 지각을 했다. 1교시 수업 중에 뒷문이 스르르 열리며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들어오는데 눈은 바닥을 향하고 조그만 입은 앞으로 쭉 나와 있었다.

방과 후 은지 어머니가 교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오셨다. “선생님, 어쩌죠? 우리 애가 토요일엔 학교 안 간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유치원은 안 갔는데 학교는 왜 토요일에도 가야 하냐고요, 그래서 늦었어요”하는 것이다.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엄마에게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지 은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데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초등학교 1학년 때,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날 학교 가라고 깨우는 엄마에게 학교 가기 싫다고 고집부리다가 엉덩이를 찰싹찰싹 맞았던 추억이 떠올랐다. 은지에게 1학년 시절의 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씨익 웃는 은지. 그날 이후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엔 나도 1학년이 되려고 애쓴 기억이 난다.

(공감,배려) 먼저 아이들 생각이 무엇인지 묻고, 선생님이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이야기 해 주었다. 학교생활을 조금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학급에 필요한 노래와 율동을 만들어(창의성) 다같이 부르고 집에 갈 땐 차조심, 길조심 하라는 랩을 만들어 큰소리로 외치고 가게 해 주었다. 요즘 허그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교실 문을 나갈 땐 한 명씩 안아주었고(인성교육) 줄줄이 손을 잡고 학교 앞 횡단보도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있다.

아이 눈높이에 맞춘 창의인성 교육

그 후, 중학생이 된 은지를 만났다. “선생님, 저 1학년 때요, 저를 친구처럼 대해주셨잖아요? 고맙습니다~.”하며 꾸벅 인사하는 것이 아닌가? 예쁜 공주 은지와 나를 친구처럼, 엄마처럼 잘 따랐던 우리 반 아이들 덕분에 창의성, 인성교육을 잘 버무려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2011년, 올해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원년으로 창의인성교육과 창의적 체험활동교육이 초등 1,2학년과 중등 1학년에 우선 시행되고 연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학교에서는 창의인성교육하기에 분주하다.

이제까지 창의인성교육을 인천광역시의 교육지표로 삼아 창의성교육과 인성교육을 양대 산맥으로 생각하고 교육해 왔던 터라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하는 연수를 받으러 대전 카이스트와 서강대학교로 찾아다녔다. 그중에서 총론부분이었던 특강이 기억에 남았다.

창의성교육, 인성교육을 이제껏 해오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며, 새롭게 창의인성교육을 정의하고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해시켜주었다고 할까?

그동안 우리 교육이 너무 앞만 보고 내달려왔으며 똑똑한 바보를 양산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의 기회로 삼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우리 아이들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에 ‘아,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주변에 그런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창의인성교육, 하루빨리 시작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에게 함께하자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알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 직원 연수를 시작했고 그것을 필두로 하여 선생님들은 크고 작은 관련 모임에 참가하여 스스로 알아내고 알아낸 것을 개정된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재구성하여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우리 학교는 약 40명이 되는 전 직원의 공조체제로 매일매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학교가 더 바빠졌다. 창의인성이 녹아들어가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니까.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이 선생님들의 열정만으로 하루아침에 확확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끈 프로그램

그러나 동학년 단위 또는 업무 T/F팀별로 꾸준히 노력한 결과, 일 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었다. 처음 맞는 경인교대 교생실습학교이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잘 마쳤고, 교육청 지정 독서논술중심학교를 운영한 결과 교과부 공모 교육독서대상에 응모하여 초등학교 부문 전국 최우수라는 영광을 얻었고, 효 교육 선도학교로서의 면모답게 주안북효둥이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또한 3년 만에 돌아오는 학교평가 대상학교로서 정량, 정성평가 결과 인천시 최우수라는 타이틀을 획득하였고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해 왔던 교육활동 결과를 모아 모아서 창의인성 100대 교육과정에 공모하여 인천시 우수학교로 선정된 것이다.

▲ 자신의 숨어 있는 끼를 발휘하여 꿈을 키우는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끼짱! 꿈짱! 네 꿈을 보여줘~!’ 

그 중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아이들에게 자유 표현의 기회를 통해 창의인성 교육의 의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한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친구들 앞에서 개인의 소질 계발 및 특기를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감성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숨어 있는 끼를 발휘하여 꿈을 키우는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끼짱! 꿈짱! 네 꿈을 보여줘~!’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이면 축제가 시작된다.

정치, 경제, 사회의 급변화 바람에 교육계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는 지식기반사회, 신자유주의사회, 과학기술기반사회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춘 개별화학습 및 협동학습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변화를 느끼고 따라가기 급급하기보다는 변화의 중심에 서서 방향 잡고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P.Drucker)는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만들라”고 했다. 창조적이며 발전적인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국가의 경쟁력인 것이다. 이는 바로 ‘공교육에 그 답이 있고, 그 답을 쥐고 있는 사람은 우리 교사들이다’라는 말과도 같다.

교육하는 이들은 새로운 교육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세심하게 파악하여 그것이 옳다면 과감하게 나아가는 소신과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끊임없는 연수로 교직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창의인성교육을 꾸준히 하여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원대한 일에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인천주안북초등학교 |

박경덕 교감

저작권자 2011.11.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