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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한류쇼핑몰

스타셰프 6명이 말하는`한국의 음식`

스타셰프 6명이 말하는`한국의 음식`
전주 한옥마을 전통주 맛보고 "원더풀" 연발
기사입력 2011.11.01 17:41:02 | 최종수정 2011.11.01 19:56:05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세계적인 스타 셰프 6명이 지난달 31일과 1일 국내 곳곳을 누비며 `한국 맛 체험`에 나섰다. 주인공들은 `서울 고메 2011`에 초청된 호안 로카, 스테판 르루, 주디 주, 비요른 프란첸, 상훈 드장브르, 파스칼 바르보 등이다.

지난달 31일 이들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미식의 고장 남도지역, 그중에서도 전라북도 전주였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들은 한국 전통 술을 경험했다. 특히 술을 빚는 다양한 방법에 따라 청주, 탁주, 막걸리 상태로 다르게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본 셰프들은 연신 `원더풀`을 외쳤다.

이후 전북무형문화재 김년임 선생이 진행한 나물, 장아찌 시연은 앞서 전통주에서 느꼈던 감동을 더욱 배가시켰다. 똑같은 종류의 나물일지라도 나물을 볶거나 말리는 등 조리하고 저장하는 방법에 따라 질감과 맛이 달라지는 것을 본 셰프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호안 로카 데카로카 총주방장은 "겨울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나물을 말려 보존한 한국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파스칼 바르보 라스트랑스 셰프는 장아찌를 먹어본 후 "어떤 화학적인 맛도 가미하지 않고 간장과 물만을 사용해 끓이고 붓기를 반복해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홍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꿀에 절인 절편, 홍삼정, 홍삼가루 등을 보면서 스테판 르루 쇼콜라티에는 "홍삼을 활용한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은 `전라도 사대부 집안 잔칫날에 초청받아 가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비빔밥과 잡채, 삼합 등이 제공됐다. 비요른 프란첸 `비요른 프란첸` 셰프는 익숙한 듯 밥과 나물을 비빈 후 한입 떠 먹으면서 비빔밥에서 한식 세계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으로, 도착일 저녁 만찬에서, 그리고 전주에 와서 비빔밥을 계속 먹게 됐는데 그 맛이 모두 다르다"며 "다른 한식도 동일한 메뉴지만 얼마든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전라북도 전주 한옥마을 동락원을 방문한 파스칼 바르보 셰프(오른쪽 첫째)가 장아찌, 홍삼 등 한식 요리를 맛보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고메조직위원회>

같은 날 저녁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셰프들은 앞선 방문지인 전주에서 각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재료에 유독 관심을 보였다. 프란첸은 한국 나물을 여러 종류 구입했고, 바르보는 전주에서 맛본 유자절임 맛에 매료돼 유자를 구입했다. 프란첸과 바르보 둘 다 "직접 보고 구매한 재료를 활용하기 위해 예정됐던 셰프 디너 메뉴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계인 상훈 드장브르 래르 뒤 탕 대표는 된장을 비롯한 장류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다양한 재료와 된장 맛이 잘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 된장찌개는 외국인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음식"이라며 "된장의 강한 맛을 빼고 외국인 입맛에 맞게 적절히 개량한다면 된장찌개는 세계적인 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 식자재 찾기는 다음날에도 이어져 1일 오전 5시 이들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모두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매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어류들을 보며 "신선함 그 자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로카는 "스페인에서 신선한 생선이라고 하면 갓 죽은 생선을 지칭할 뿐인데 한국에서는 살아서 생생하게 움직이는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개선할 부분도 있다고 셰프들은 지적한다. 주디 주 플레이보이 클럽 대표는 1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인이 이름만 보고 맛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외국 식당마다 모두 표기법이 다르다"며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한국 식자재와 요리에 대한 영문 표기법을 이른 시일 안에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