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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의 고민, “복잡함을 버려라”

스마트TV의 고민, “복잡함을 버려라”
by 오원석 | 2011. 04. 21

아직 스마트TV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어떤 이는 스마트TV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TV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다른 이는 스마트폰처럼 여러 가지 응용프로그램(앱)을 쓸 수 있는

TV라고 생각한다. 제조사와 사용자도 헷갈린다. ‘뭐가 스마트TV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

물건인가?’

지난 4월20일, 광화문 KT 올레 스퀘어에서 ‘스마트TV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주제로

‘디지에코 오픈 세미나’가 열렸다. 스마트TV의 ‘정답’을 찾는 자리는 아니었다. 다만 질문할

뿐이다. ‘스마트TV는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가?’

스마트TV, 콘텐츠를 고민하라

“전통적인 TV의 용도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스마트TV는 무엇일까?

먼저, 스마트폰을 보자. 스마트폰의 전화 기능은 오히려 일반 전화기보다 불편하다.

전화 기능은 스마트폰의 100가지 기능 중 하나일 뿐이다. 스마트TV도 마찬가지다.

이제 스마트TV의 동영상 시청 기능은 스마트TV의 많은 기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기기의 본질조차 변하고 있다.”

4월20일 저녁, 디지에코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한 고찬수 KBS 예능국 PD는 이렇게 지적했다.

고찬수 PD는 요즘 스마트TV를 공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 첫 번째로 강단에 올라

스마트 TV가 고심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털어놨다.

고찬수 PD는 특히 사용자가 스마트TV에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폰의 앱스토어 모델이 좋은 사례”라며 “스마트폰에서 앱스토어와

같은 모델이 스마트TV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제조사의 이기적인 생각이 스마트 TV를 망친다

TV 제조사도 고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스마트TV 오픈 세미나 강단에 두 번째 강연자로 참석한

 류한석 문화기술연구소 소장은 TV 제조사에 따끔한 충고를 가했다.

“TV는 바보상자였다. 사용자는 아무 생각 없이 TV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TV를 좋아했다. 하지만 스마트TV는 어떤가? 구글TV는 TV 화면을 가리며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삼성전자 스마트TV는 TV에서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이게 진짜 사용자가 TV에 원하는 점인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TV는 너무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류한석 소장 얘기의

 뼈대다. 스마트TV는 키보드를 방불케 하는 복잡한 리모컨도 선보였다.

사용자가 스마트TV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TV는 원래 소파에 길게 누워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전형적인 ‘린백(Lean-back)’ 스타일

제품이었다. 스마트TV는 이 린백 스타일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린포워드(Lean-Forward)’

스타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복잡한 TV는 소파에 편히 누워 즐길 수 없다. 등받이에 기댄 등을 떼고 TV 앞에 바짝 붙어

앉아 TV를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류한석 소장은 “스마트TV는 린포워드 스타일보다는 오히려 린백 스타일을 강조해야

발전할 수 있다”라며 “지금의 스마트TV는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 TV는 사용자도 고민하게 한다

 스마트 TV 출하량 (출처 : 디스플레이서치)

 스마트 TV 점유율 (출처 : 디스플레이서치)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2010년 1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스마트TV는

2010년에만 총 4천만대를 출하해 전체 TV 시장에서 20%를 차지했다. 전세계에서 스마트TV

수요는 계속 증가해 2014년에는 1억2천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TV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스마트TV 보급이 늘고 있지만 스마트TV의 기능을 제대로 쓰고 있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이동환 KT 스마트네트워크정책 TFT 팀장은 지난 4월15일, 블로터닷넷에서 주최한 스마트TV

포럼에 참석해 스마트TV의 기능을 이용하는 사용자 비율이 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제조사는 스마트TV를 팔고 싶어하고, 사용자는 입맛에 딱 맞는 스마트TV를 원한다. 제조사는

 TV에 웹 기능을 붙이기도 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다양한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혹하지만,

아직 사용자들의 마음을 붙잡기엔 부족해 보인다. 스마트TV는 아직도 제 색깔 찾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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