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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아이디어와 따르는 사람 있어야 진짜 리더다

[Hello CEO] 아이디어와 따르는 사람 있어야 진짜 리더다
세계최대 HR 컨설팅社 `타워스 왓슨` 마크 맥터스 사장
기사입력 2011.03.11 13:44:32 | 최종수정 2011.03.11 18:04:2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리더가 되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첫째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해요. 둘째는 사람들이 당신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죠.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당신을 따르는 사람이 없다고요? 그렇다면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없으니 리더가 될 수 없죠.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기는 하는데 아이디어가 없다고요? 역시 리더가 못 돼요!"

어떻게 해야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말단 사원에서 벗어나 한두 명이라도 부하 직원을 두게 되면 누구나 리더십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리더십 등 인적자원(HR) 분야 세계 최대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 왓슨`의 마크 맥터스 사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매일경제는 그를 만나 리더가 되기 위한 길을 물었다.

그의 답은 무척이나 단순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당신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다음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타워스왓슨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맥터스 사장과 일문일답이다.

◆ 좋은 리더의 캐릭터는 천차만별

리더로서 좋은 역할 모델이 있다면 리더가 되는 길이 조금은 밝아질 것 같다. 인적자원 컨설팅으로 잔뼈가 굵은 맥터스 사장이 생각하는 역할 모델은 누구일까 궁금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꼽아달라.

"CEO에 한 가지 모델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과 능력을 가진 리더가 필요한 법이다. 어떤 회사는 카리스마가 강한 CEO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회사에서는 카리스마형 CEO는 완전히 틀린 모델일 수 있다. 신생 기업에는 이미 시장에 기반을 내린 기업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CEO가 필요하다. 같은 회사라도 오늘과 내일이 완전히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전혀 다른 유형의 CEO가 필요할 수 있다. 리더에는 한 가지 모델이 있을 수 없고 다양한 모델이 있다."

상황마다 적합한 유형의 리더가 다르다는 뜻이다. 교과서적인 얘기로 들렸다. 그래서 구체적인 CEO 이름을 거명하며 물어보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그는 악질 행위도 많이 했다.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어떤 상황에서는 엄청나게 훌륭한 성과를 올리는 CEO도 다른 상황에서는 실패한다. 특정 상황에서 실패한 CEO도 다른 상황에서는 성공하기도 한다. 당신이 만약 과거에 매우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CEO의 목록을 작성해보라. 그러면 그들이 매우 다양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특정 유형의 리더를 좋은 리더로 결론 지을 수 없다는 뜻이다. 잡스 애플 CEO와 100% 똑같은 사람을 찾아서 애플이 아닌 다른 기업 CEO에 앉히면 완전히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훌륭한 CEO를 뽑을 수 있을까. 훌륭한 CEO의 기준은 무엇인가.

◆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사람 찾는 과정

-당신은 상황에 따라 필요한 리더십 모델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 개별 기업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리더 또는 CEO를 어떻게 선별할 수 있나.

"분석적인 작업을 거치는 게 필요하다. 먼저 리더에게 필요한 전문성과 경험을 한쪽에 적어보자. 다른 한쪽에는 역시 리더에게 필요한 무형의 자질을 적어보자. 당신 기업이 처한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당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리더의 전문성ㆍ경험ㆍ자질 등이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 기업이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면 전문성ㆍ경험 측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변화 관리 기술이, 무형의 자질 측면에서는 직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자질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전략이 이미 결정돼 있다면 전략을 실천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영감을 불어넣는 능력은 불필요할 수 있다."

-결국 특정 유형의 사람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공식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리더를 찾는 과정은 특정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작업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리더의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당신은 때에 따라 필요한 유형의 리더를 찾아서 CEO로 앉히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국의 중요한 몇몇 기업은 CEO 자리를 부자가 상속하거나 형제가 상속한다. 그런 경우에는 당신의 충고를 따를 수 없을 것 같다.

"다양한 모델이 작동할 수 있다. 리더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이 아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여러 요인이 들어맞아야 한다. 회사는 CEO 외에도 다양한 많은 사람으로 구성된다."

◆ 기업은 인재관리 전략이 있어야

-성공하는 CEO의 유형이 아무리 다양하다고 해도 CEO라면 반드시 해야 할 업무는 있을 것 같다.

"세 가지가 있다. CEO는 첫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전략을 수립하고 직원들에게 전략을 확실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직원들의 재능을 어떤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둘째는 확신을 심는 일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CEO가 아는 것도 많겠지만 모르는 것도 많다. 항상 변하는 세상에서 기업 전체 또는 직원 개인 차원에서 확신을 심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셋째는 직원들을 돕는 것이다. 경력과 자기계발이 가능하도록 조직 내에 여러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 CEO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리더가 부하들을 돕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부하를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는 `썩은 사과`가 직장에는 있기 마련이다.

-리더라면 썩은 사과를 가려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악질 직원을 어떻게 선별하나.

"기업은 인재 관리 전략이 있어야 한다. 직원마다 목표를 정하게 해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목표 대비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자는 어떤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공헌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가져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누가 악질 직원인지)드러날 것이다."

◆ 리더가 되고 싶다면 자신에게 진실해져라

= 맥터스 사장은 기업은 상황에 따라 다른 유형의 리더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유형의 리더가 돼야 할까. 조직에서 곧 리더가 돼야 할 사람은 이 질문에 답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리더 자리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충고를 해 달라.

"당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에 대해 진실해져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게 당신에게는 가치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마다 자신에게 무엇이 옳은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카리스마를 활용해 앞서 내가 리더의 조건으로 꼽은 두 가지 요건(다른 사람이 자신을 따르게 만드는 것과 좋은 아이디어)을 제대로 충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리더는 한 걸음 뒤에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데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후자도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 스타일이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찾아내 개발하라는 뜻이다. 맥터스 사장은 "제대로 배우기만 하면 정말 많은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경쟁 우위 요인 점점 없어져…인재 중요성 커져

= 기업이 상황에 맞는 리더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면 개별 리더는 자신이 어떤 상황과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파악해야 할 것 같다. 물론 그 같은 도전에 대처하는 리더십 스타일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 CEO들은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나.

"기업 환경이 더욱더 복잡해지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듀폰이 대표적 사례다(듀폰은 과거에는 화학회사였지만 이제는 통신ㆍ농업ㆍ재료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덕분에 과거에 통신산업에 통하던 얘기가 이제는 들어맞지 않게 됐다. 하이테크산업이나 금융산업 등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에는 인재가 더욱더 중요해졌다. `우리 회사에 올바른 사람이 있는가. 인재 관리 전략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CEO 어젠더에 항상 올라 있어야 한다."

-인재 확보는 과거에도 중요한 이슈였다. 왜 오늘날 리더들이 더욱더 인재 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

"기업에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안겨줄 수 있는 요인이 희소해지기 때문이다. 인재야말로 지속적인 경쟁 우위 요인이다. 당신이 경쟁 기업보다 더 나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인재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전략은 오로지 인재를 통해서만 실천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도 전 세계 기업에 여전히 중요한 이슈다. 경제위기는 어떤 리더십 자질을 중요하게 만들었을까.

-경제위기로 비즈니스 세계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경제위기는 리더십 모델도 바꿔 놓았나.

"리스크 관리가 정말 중요해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금융회사ㆍ기업들이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리스크 요인을 간과하거나 놓쳤기 때문에 발생했다. 과거에 리더들은 성장과 수익성, 경쟁 등에 지나치게 집중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미래 어느 순간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리더들이 알게 됐다."

◆ CEO는 토론 통해 올바른 방향 이끌어야

= 오늘날 한국 기업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중 하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다. 삼성ㆍLG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태양전지 등 신사업 성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는 리더는 어떤 유형일까.

-신사업을 추진하는 CEO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

"CEO는 `소통 대가(master communicator)`여야 한다. CEO는 직원들에게 신사업이 왜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직원들이 신사업에 자발적으로 헌신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 직원들에게 신사업이 왜 필요한지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는 있다. CEO가 모든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직원들에게서 `나는 다른 의견이지만 CEO 의견을 존중한다`는 반응은 이끌어내야 한다."

■마크 맥터스 사장은…

= 마크 맥터스는 1980년 인사전략 컨설팅업체인 타워스 페린에 입사해 컨설턴트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2001년 타워스 페린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에 올랐으며 지난해 1월에는 타워스 왓슨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됐다. 타워스 왓슨은 타워스 페린과 왓슨 와이어트 월드와이드의 합병으로 탄생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적자원 컨설팅회사다. 맥터스 사장은 미국 리하이대학교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김인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