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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시대 승자는] 1억대 시장 놓고 한판 승부

[스마트TV 시대 승자는] 1억대 시장 놓고 한판 승부
기사입력 2011.02.12 16:00:00 | 최종수정 2011.02.12 16:01: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스마트TV 원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에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는 그해의 시장 방향을 제시한다. 올해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분야가 스마트TV였다. 삼성, LG 등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TV를 선보였고, 소니는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탄생시킨 ‘구글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에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이어진 ‘스마트 경쟁’이 올해에는 TV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TV는 기본적으로 TV에 인터넷을 연결해 각종 콘텐츠와 응용프로그램들을 사용하게 만든 제품이다. 스마트폰의 대변혁과 함께 TV에서도 일대 파란이 예고된다.

한영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기존 TV산업의 가치사슬(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이나 단계) 영역 구분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TV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을 보기만 하던 기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TV는 방송국이나 외주 제작사 같은 콘텐츠회사와 이런 콘텐츠를 모아서 서비스해주는 서비스플랫폼사업자, 고화질의 TV제조사 및 다양한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생산자 등 크게 3가지 영역에서 사업을 구축해왔다. 스마트TV가 등장함에 따라 이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스마트TV가 TV산업의 유통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 시장에 선보인 애플TV는 자체 운영체제(OS)인 ‘iOS’를 통해 영화, 동영상 등을 제공한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원하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TV시장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전업체들은 지금까지 콘텐츠와 플랫폼에는 관심이 없었다. 디스플레이와 화질만으로 경쟁해 온 셈이다. LCD와 LEDTV, 3DTV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마트TV 시대에선 경쟁의 양상 자체가 바뀐다. 하드웨어 품질은 물론이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콘텐츠, 독자적인 플랫폼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TV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히는 N스크린의 예를 들어보자.

집에서 스마트TV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전철을 타고 가면서 보던 부분을 연결해 볼 수 있다. 사무실에선 PC를 이용해 동영상 보기를 마치는 식이다. 온 가족이 TV용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최신 영화를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TV가 바보상자에서 스마트상자로 변신하게 된다는 얘기다. 가전업체와 인터넷업체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 확보와 플랫폼을 놓고 격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소니와 구글이 손잡고, 애플은 영화 등 콘텐츠 확보처를 찾는 데 혈안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스마트TV를 포함, 인터넷에 연결 가능한 TV시장이 지난해 4084만대에서 올해 6737만대, 2013년 1억364만대, 2014년 1억1851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트워크가 잘 갖춰지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 또한 콘텐츠 차별화와 이용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 잠깐용어 참조) 등도 필수적이다. 거실에 놓고 온 가족이 이용하는 만큼 개인 용도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는 달라져야 할 수도 있다. 실제 애플과 구글TV 등은 스마트폰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역습을 당한 기존 전자제품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한다.

삼성과 LG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독자적인 OS와 플랫폼, 콘텐츠 스토어를 갖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개발 담당 J임원은 “구글과 애플TV에서 보듯 시장이 이제 시작 단계인 데다, 스마트폰처럼 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란 보장이 없다”면서 “가전제품의 기본적인 속성상 삼성이나 LG, 소니, 파나소닉 등 기존 TV제조사들이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잠깐용어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UI)
컴퓨터 시스템 또는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입력이나 동작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령어나 기법을 말한다. 사용자가 컴퓨터나 프로그램과 쉽게 의사소통을 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쉽고 빠른 UI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키보드를 통해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 작업을 수행하는 텍스트 방식 유저인터페이스가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아이콘이나 메뉴를 이용한 UI가 늘고 있다. 음성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특별취재팀 = 김병수(팀장) 기자 / 김범진 기자 / 박수호 기자 / 문희철 기자 / 김헌주 기자 / 윤형중 기자 / 사진 = 성혜련 기자 / 연수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93호(11.02.1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