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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20 공조 절박성 제기한 세계지식포럼

[사설] G20 공조 절박성 제기한 세계지식포럼
기사입력 2010.10.13 21:32:4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제11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은 세계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책 처방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특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저명한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의 불꽃 튀는 맞짱토론은 각국 정책당국이 직면한 딜레마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크루그먼은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재앙을 피하려면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설파했지만 퍼거슨은 지나치게 확장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은 매우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통화전쟁에 대한 논쟁도 격화됐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무작정 중국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은 또다시 자산 거품과 유동성 함정을 부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급격한 자본 유입에 제동을 걸자 선진국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통화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데 대한 염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럴수록 심각하게 균열된 글로벌 정책 공조의 틀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세계지식포럼은 앞다투어 근린궁핍화 정책을 펴고 있는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가 막 터졌을 때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적극적인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성을 거듭 확인한 자리였다.

그런 만큼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실질적인 글로벌 공조를 다지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세계 정치ㆍ외교 흐름을 꿰뚫고 있는 파리드 자카리아 타임지 대기자가 "G20 서울 정상회의는 각국 주장을 조율하는 중재자로서 한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이 할 수 없었던 환율ㆍ금융개혁 공조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G20 서울회의에 참가하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과 신흥국들은 저마다 자국 이해에 매몰돼 세계 경제를 벼랑으로 몰지 않도록 정책 공조의 큰 틀에 합의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에 보호무역조치 동결(스탠드 스틸)에 합의를 이끌어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에는 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서울컨센서스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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