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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

부동산發 부실공포에 떠는 은행권

부동산發 부실공포에 떠는 은행권
성원건설 퇴출등 구조조정 급류…저축銀 PF 부실 심각

성원건설이 사실상 퇴출 판정을 받음에 따라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성원건설 말고도 추가로 어려운 기업이 늘어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부실 여신 증가와 투자 손실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 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 은행권, 부실 여신 관리 강화

= 성원건설의 퇴출 결정으로 여신 관리에 비상이 걸린 금융권은 추가 부실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상당수 건설업체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어려움을 겪게 될 건설사가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 은행들은 건설업체들에 대한 추가 여신을 해주지 않아 기업들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원건설 말고도 4~5개 업체가 부도에 근접할 정도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여신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종과 건설업종을 요주의 업종으로 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건설, 조선, 해운 등을 위기 업종으로 판단하고 구조조정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미 금융당국과 은행권 담당자들이 협의해 올해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며 "특히 올해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니 건설업을 중심으로 작년에 미뤄뒀던 한계기업 퇴출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축銀 PF 대출 에버그린까지

= 성원건설 퇴출 여파로 저축은행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부실이 중소형 건설업계로 파급되면서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저축은행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일단 건설사에 대한 저축은행의 직접대출은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PF 사업장에 대한 대출이다. PF 대출은 건설사가 아닌 사업자가 받지만 보증을 시공사인 건설사들이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PF 사업 진척이 더뎌 원리금 상환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증 주체인 건설사 파산 시 해당 대출은 부실화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최근 PF 대출 연체율은 크게 늘고 있다.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10.6%로 다시 두 자릿수대로 진입했다. 특히 이 같은 연체율조차 실제 부실을 상당 부분 감추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연체가 발생할 수 있는 PF 사업장에 추가 대출을 실시해 기존 대출 이자를 갚도록 하는 `에버그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는 연체로 잡히지 않는다. 이는 PF에 대한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으로 증명된다. 2009년 12월 기준 저축은행의 PF에 대한 대출 잔액은 11조8084억원으로 같은 해 6월 11조485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늘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사업장에 대한 대출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장에 추가 대출이 이뤄지면서 잔액이 증가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에버그린이 중단되면 저축은행이 보유한 PF 연체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까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이 최근 금리가 높은 후순위채를 잇달아 발행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가시화할 것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용어설명

에버그린 = 특정 은행에 대한 대출 이자를 같은 은행에서 또 다른 대출을 얻어 갚는 방식. 연체를 피할 수 있지만 대출 규모는 계속 커진다.

[위정환 기자 / 박유연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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