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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2.0 시대… 시청자들이 변했다 새로운 콘텐츠 찾아 나서는 신세대 시청자들

TV 2.0 시대… 시청자들이 변했다 새로운 콘텐츠 찾아 나서는 신세대 시청자들 2010년 08월 18일(수)

‘TV 2.0 시대’란 TV 편성권이 방송사에서 시청자에게 부여돼,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시청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를 말한다.

그동안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TV가 양방향 서비스, 혹은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더라도 수동적 시청에 익숙해 있는 TV 이용자들의 성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케이블과 IPTV에 이어 스마트TV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18일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불가능할 것처럼 여겼던 TV 2.0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시청자들이 콘텐츠 제작에 자연스럽게 참여

과거 TV 시청자들은 시간을 때우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채널을 별 여과 없이 시청하는 수동적 태도를 보였다. 약간의 반응이라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리모콘으로 채널을 탐색하는 정도였다.

▲ 영화 '트랜스포머 2' 개봉 당시 선보인 증강현실을 통한 마케팅 장면. 이용자가 웹캠에 얼굴을 비추면 로봇 얼굴이 덧입혀진다. 

그러나 이런 시청 태도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 나서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CJ 헬로비전이 최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주문형 비디오(VOD) 시청률이 2006년에 13%에서, 2010년에는 71%로 급증했다. 디지털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는 10가구 가운데 7가구가 한 달에 한번 이상 VOD를 시청한다는 의미다.

시청자들이 콘텐츠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시즌 9까지 방송된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시청자 투표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포맷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드라마 전개나 결말 등을 놓고 시청자들이 인테넷을 통해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일부 방송 제작자는 게시판에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직접 공모하는 등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참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시청자들이 방송시간이나 TV 시청 장소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 콘텐츠의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서비스 활성화 등으로 인해 언제(Any Time), 어디서(Anywhere), 어떠한 단말기로든(Any Device), 어떠한 네트워크(Any Network)에 상관없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Any Service∙Contents)를 접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최근 시청자들의 모습이다.  

나에게 맞는 TV 프로그램을 고른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PMP를 통해 다운로드 받은 콘텐츠를 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미드’로 불리는 미국 TV 드라마의 선풍적 인기 뒤에는 불법 다운로드와 PMP를 통한 시청이 한 몫 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 AT&T의 IPTV용 위젯 서비스인 'U-Bar'. TV 시청 중에 여러 정보들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본방시간에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온라인 다시보기에서는 높은 인기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시 말해 시간과 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젊은 층에게 있어서는 이미 보편화된 시청 태도라는 것이 LG경제연구원 장재현 책임연구원의 분석이다.  

TV 기능이 고사양(High-end)화하면서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3D TV로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만족하기에는 아직 3D 콘텐츠의 양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장재현 연구원은 더 나아가 PC에 설치된 웹캠과 같이 TV에도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한다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았다. 특히 단순한 카메라가 아니라 MS가 곧 출시할 키넥트(Kinect)같이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모션 콘트롤러를 내장한다면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흥미로운 것은 TV 2.0시대를 맞아 콘텐츠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니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TV 제조뿐 아니라 소니픽처스를 통해 할리우드 영화사업에 진출해 있는 소니는 현재 소니 픽쳐스를 통해 확보한 영화를 3D화하고 디스커버리 채널 및 아이맥스 등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3D 채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증강현실을 적용한 콘텐츠 역시 확산될 전망이다. 실례로 팝가수인 존 메이어는 지난 해 아이폰과 PC를 활용한 증강현실 기반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트랜스포머 2’의 경우 웹캠으로 찍은 사람 얼굴을 로봇으로 변신시켜 주는 증강현실 마케팅을 선보여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증강현실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여성복 전문 사이트인 Tobi.com의 경우 웹캠에 찍힌 모습에 Tobi.com이 판매하는 옷을 합성해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돕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아직까지 온라인에 기반하고 있지만, 향후 TV에도 카메라가 내장된다면 충분히 방송서비스로도 확대될 수 있는 사례들이다.  

미국 소비자 39%, 멀티 스크린에 큰 관심

능동적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콘텐츠의 애플리케이션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기관인 FourthWall Medi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시청자의 90%가 인터랙티브 TV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MS는 BBC의 인기 프로그램 'Top Gear'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로 변모시켰다. 
애플리케이션형 콘텐츠의 초기 단계로 AT&T은 위젯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AT&T의 위젯서비스인 ‘U-bar’를 이용할 경우 이용자들은 TV 시청 중에 뉴스, 스포츠, 날씨, 주식,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AT&T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위젯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해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멀티 스크린 서비스 역시 향후 예상되는 콘텐츠 변화 가운데 매우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 스크린 서비스란 하나의 콘텐츠를 TV, 모바일, 온라인, 타블렛 PC 등 어떠한 매체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TDG에 따르면, 유료 방송 시청자의 39%가 PC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월 5달러 이상을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약 5분의 1은 15달러 이상을 낼 수 있다고 답할 정도로 멀티 스크린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 미국의 케이블 및 IPTV 사업자들은 멀티 스크린 서비스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유료 방송업체들은 타임워너, CBS 등의 미디어 업체와 제휴하여 ‘TV Everywhere’라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으며 몇몇 사업자들은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시청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UCC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익모델의 부재로 인해 수년전 불었던 UCC 열풍은 주춤한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IPTV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앱스토어형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어 UCC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통신3사를 비롯해, 프랑스텔레콤, 버라이즌, 미국 위성방송사업자인 에코스타 등이 앱스토어형 서비스 도입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8.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