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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보존도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대

무형문화재 보존도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대
[유니온프레스=이준걸 기자] 무형문화재를 후대에 남기기 위한 '무형문화재 콘텐츠화'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동영상, 영화, 음반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인간문화재는 각종 지역축제에 참여해 보유한 무형문화재를 전수하기도 한다.

울산 동구, 일산별신굿 동영상 제작

울산시 동구는 음력 10월 1일인 오는 11월 6일 동구 일산진마을 일대에서 일산별신굿을 재현, 진행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영구보존하기로 했다. 전통문화 보존계승 사업비로 시비와 국비 등 4천400만원을 확보했다.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2호인 일산별신굿은 2년에 한 번, 음력 10월 1일날 마을주민의 평안과 어선들의 풍어를 비는 마을제다. 울산과 동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굿으로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다. 하지만 일산진마을의 주민이 줄면서 비용충당이 어려워져 지난 2007년에는 행사를 갖지 못해, 2008년 행사 이후 동영상 제작을 추진해 왔다.

한국민요연구회, 민요 음반 발매

한국민요연구회는 2006년부터 개발한 향토소리 공연을 발전시켜 이번달 '관현악과 함께하는 지역향토소리' CD로 발매했다. 점점 맥이 끊겨가는 각 지역의 향토민요 총 34곡을 2장의 CD에 담았다.

한국 전통 농업노동요, 어업노동요, 장례노동요와 같은 소박한 향토 가락들이 전문적인 소리 명창들의 세련된 목소리와 화려한 관현악 반주, 그리고 대중의 취향에 맞춘 편곡을 통해 문화콘텐츠로서의 생명력을 얻은 것이다.

이 작업의 기획 및 선곡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준보유자인 김혜란 이사장과 한국민요연구회 회원들이 힘을 모았다. 편곡은 이경섭 외 7명이 맡았으며 관현악 반주에는 이관웅의 지휘아래 관현악 편성 국악실내악단 17인이 동원됐다.

영화촬영 현장에서 만난 인간문화재

지난 7월 22일 안양 병목안 공원, 박찬경 감독의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영화촬영 현장에서 안양예고 학생들에게 진도강강수월래를 전수하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제 제8호 김종심(65) 전수자를 만날 수 있었다. 

안양예고 학생과 시민 40여 명이 전수자의 지시에 따라 진도강강수월래 리허설을 했다. 이날 촬영한 내용은 안양예고 학생들의 공연을 보던 시민들이 흥에 겨워 함께 강강수월래를 하는 장면이다. 김종심 전수자는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강강수월래를 가르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바빠. 이곳저곳 축제도 많이 불려다녔지. 진도 엄마들 팀이 있는데, 조교들과 이수생들까지 합쳐 4~50명이 대형 버스를 타고 축제하는 곳에 방문해 강강수월래를 춰. 제주도, 광주, 진도 국악원까지 가르쳐서 결국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하게 됐는데 소문이 나서 인천 시립단원까지 가르쳐야 했어."

지난 2000년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강강수월래를 소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지내온 김종심 씨. 그녀가 매김소리(선창)를 하면 그 소리를 따라 부르며 모두 원무를 춘다. 매김소리에 맞춘 강강수월래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는 9월 중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종심 중요무형문화재 전수자의 매김소리에 맞춰 안양시민들이 강강수월래를 배우고 있다 ⓒ유니온프레스 이준걸 기자

2006년 현재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립현황은 99개소로, 전통문화 체험, 일반인 및 학생 교육 또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수장학생으로 선정되면 장학금을 받으며 보유자에게 무형문화재를 전수받을 수 있다. 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에 따르면 2005년 4월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는 197명이고, 전수교육조교는 301명, 전수장학생은 100명이다.

한국민요연구회 관계자는 "수천 년이 넘게 입에서 입으로 전승돼 온 우리의 문화재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건 기록보다 더 큰 구전의 힘이었지만, 이젠 이 구전과 전수도 거의 끊겨 보존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 콘텐츠화 하는 노력이 계속돼 반가운 소식이 자주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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