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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이 인정한 그 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인정한 그 사진

전자신문 | 입력 2010.07.06 09:35

[쇼핑저널 버즈]




지용현은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전 미국 본선에서 한국인 최초로 3위를 차지해 시선을 모은 사진작가다. 하지만 그도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땐 그냥 IT업계에 몸을 담고 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첫 월급으로 작은 카메라 한 대 장만한 게 계기가 되어서 2005년부터 사진계에 본격 입문한 늦깎이다.

"퇴직금으로 사진 찍으러 다녔어요. 그런데 이곳저곳 다니면서 찍은 사진이 내셔널지오그래픽 국내 대회에서 1위를 덜컥 한거죠. 운좋게 본선에서 3등도 하고. 그때부터 여기저기서 연락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본선에 입상한 사람이 없네요?(웃음)"



2006년 내셔널지오그래픽 국내에서 1위를 차지하고 미국본선에서 3위를 차지한 작품.


■ 좋은 사진보단 남과 다른 사진
그가 보는 좋은 사진의 기준은 없다. 그냥 남과 다른 사진을 찍으려고 할 뿐이다. "남이 봤던 것과 다른 각도 다른 피사체를 찍는 게 제 사진의 기준이에요. 좋던 나쁘던 중요하지 않아요. 좋은 사진의 기준은 개인적으로 없다고 봅니다. 그냥 남과 다른 사진을 찍으려고 하죠."

그의 말을 빌자면 우리나라 사람은 사진 찍는 실력이 뛰어난 데다 피사체도 고갈 수준이란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을 때면 해외를 자주 찾는 편이다. 외국이 잘나서 나간다는 얘긴 아니다.

"외국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흔하지 않은 게 많아서죠. 전통 한옥마을이나 삼청동 사진을 외국인에게 보여주면 자기 동네보다 좋다고 하죠. 하지만 국내에는 이미 그런 사진이 너무 많아요. 좋은 것보다 다르다는 개념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죠."

국내에서 선호하는 흑백사진에 대한 의견에도 '남과 다르게'가 그대로 적용된다. 전 세계 사진 추세는 컬러로 옮겨가는데 흑백사진을 예술 같고 대단하게 보는 이유는 '대단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데 그건 내가 보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괜히 다르게 보이니까 멋지게 보이는 게 큽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남이 하는 걸 발견하면 그 땐 (괜찮은 피사체라도) 과감하게 버린다. 그런 식이다. 그의 사진은.



날 바라보던 사람




가는자 오는님




미지의 세계




소우주


■ 사냥감을 노리듯 항상 두리번거려요
그의 사진 찍는 노하우는 간단명료하다. 사냥감을 노리듯 항상 다른 걸 찾는 것이다. "사진 찍는 순간에는 장비를 아끼거나 가방에 넣지 않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카메라를 3∼4대씩 갖고 가는데 양쪽 어깨에 메고 목에 걸고 손에도 들고 다녀요. 해외만 다녀오면 장비가 걸레가 되죠. 필드는 순간포착이 중요한데 가방에 넣는 순간 안 찍는다는 것이고 그게 끝이죠. 밥 먹을 때도 목에 걸고 양쪽에 두고 먹어요."

필드에 나가면 걷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도 뒤를 자주 본다고 한다. 그냥 못 보고 지나친 게 있을 수도 있고 지나가고 나서 뭔가 나타났을 수도 있고. "앞에 가는 시선과 뒤에 가는 시선이 다르거든요. 연출된 상황을 찍는 게 아니고 뭔가를 잡아야 하는데 그건 정말 순간이죠. 항상 사냥하듯이 두리번거려요."

그가 찍는 사진의 절반은 그 상황을 예측하고 찍은 게 아니다. 물론 예측한 사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얻는다는 것. 자신의 사진 절반은 가볍게 얘기하면 "얻어걸린 것"이란다.



거친파도가 그대를 삼킬지라도




노는 물이 다르다




다들 각자의 목표가 있다


■ 우연찮게 맺은 인도와의 인연
지 작가는 조만간 사진 위주로 책을 낼 예정이다. 사진 하나하나에 담긴 상황, 에피소드를 담을 생각이다. 책 속에 담길 따끈따끈한 에피소드 하나만 부탁해봤다. 우연찮게 맺은 인도와의 인연을 꺼내든다.

인도는 그에게 가장 많은 작품을 만들게 해준 장소다. 우연찮게 인도를 한 번 찾은 이후 그는 지금도 매년 인도를 찾는다.

"인도에 가면 같은 지역을 자주 갑니다. 매년 갔던 도시에 꼬마가 하나 있어요. 처음에는 우연치 않게 골목에서 그 꼬마녀석 사진을 찍었죠. 다음 해에 갔더니 또 있더라고요. 또 찍었죠."

첫 해에 찍었던 6살짜리 꼬마가 8살이 되던 해 그는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인화해 선물로 가져갔다. 사진을 받아든 아이가 비닐에 싸고 책에 끼워넣고 어찌나 좋아하든지. 그는 인도에 가면 사진 찍는 건 과장 조금 보태 뒷전이고 매번 아이들부터 찾는단다. 한 해가 다르게 크는 모습은 사진만큼이나 그에게 감동이다. 덕분에 인도는 그에게 그 자체로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마음이 편한 장소가 됐다.

그는 다음 달에도 인도를 찾는다. 내년 계획까지 물었더니 자유분방한 성격이 그대로 묻은 답변이 돌아온다. 어찌보면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잡아내는 그의 사진처럼. "작년에는 올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몰랐듯이 내년에는 제가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프리랜서겠죠?(웃음)"



손따로 눈따로






땅끝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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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정 기자(holicnana@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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