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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기획

스마트폰 이어 태블릿PC까지 애플 vs 구글 맞대결 심화

스마트폰 이어 태블릿PC까지 애플 vs 구글 맞대결 심화

국민일보 | 입력 2010.05.10 18:17 |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애플과 구글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은 스스로 창조한 완벽한 폐쇄적인 세계(운영체제·OS)를 택하고 있고, 구글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PC시장의 '윈도 대 리눅스' 결투가 재현되는 양상이다.

태블릿PC 시장을 선점한 애플 아이패드에 맞서고자 경쟁업체들이 선택한 것은 구글의 안드로이드OS. 도시바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저가형 10인치 모델을 공개했고 델과 에이서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을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선 삼보컴퓨터가 자사 태블릿PC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기로 결정했고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로 아이패드와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탑재 모델들은 저가형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 OS가 소스코드(프로그램 뼈대)를 공개한 무료 OS이기 때문에 여기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가능한 것. 또 9.7인치인 아이패드와는 달리 7인치 모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력소모를 낮추면서 배터리 사용기간을 늘려 휴대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의 대결은 단말기 시장의 판도뿐 아니라 IT업계 생태계의 전반적인 성격을 규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제공하는 모바일 생태계인 앱스토어는 애플이 관리하는 완벽한 세계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들이 자사 제품과 이미지에 잘 어울리도록 철저한 사전 관리를 한다. 덕분에 애플 사용자들은 애플의 세계에 다른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완벽한 세계는 뒤집어보면 폐쇄적으로 이뤄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플은 자신의 세계와 어울리지 않는 기술을 차단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어도비의 플래시 기술을 차단키로 했고 이에 어도비가 "애플이 웹을 담장으로 차단한 정원으로 만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은 폐쇄적인 애플을 북한과 비교하기도 했다.

개방성을 내세운 구글은 플래시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애플과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폐쇄 정책이 현재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방성을 내세운 구글의 도전도 거세질 것"이라며 "경쟁에서 이긴 체제를 중심으로 향후 IT 생태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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