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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모바일 오피스에 '푹'

세계일보 | 입력 2010.04.15 04:40 | 수정 2010.04.15 04:57

'탈 사무실'…분초 다투는 비즈니스 미학

[이코노미세계] H사 영업팀 김현성(가명·33세) 과장은 고객사 방문 시 명함을 주고받은 후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명함을 찍는다.

스마트폰에 깔아 놓은 명함 스캐너(애플리케이션)가 이름, 회사명, 주소, 전화번호, e메일을 자동 저장해주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일주일 2~3회 사무실에 돌아가 한두 시간을 할애해 명함을 정리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회사가 지급해준 스마트폰 덕분에 명함을 정리하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됐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자신이 만난 상대방의 인상착의, 성향, 주요 정보를 입력해 놓을 수 있어,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불편함 없이 응대할 수 있게 돼 편리함이 이만 저만한 게 아니다.

'모바일오피스(Mobile office)'. 말 그대로 '이동형 사무실'에 국내 기업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모바일오피스는 재택근무나 원격근무와 거리가 있다.

그 동안 회사원들이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는 도구가 노트북이었다면 앞으로는 스마트폰이 '내 손안의 사무실'을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보급을 확산시켜 모바일오피스를 구축하게 되면 어떤 업무를 볼 수 있을까?

실제로 스마트폰은 간단한 업무를 빠른 시간 내 확인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도구로는 매우 효과적이다.

메일, 게시판 확인, 임직원 조회, 일정 및 명함, 주소록 관리, 전자결재 등이 대표적인 업무 서비스다. 여기에 업무프로세스 관리와 영상회의 등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사내 업무가 가능하려면 스마트폰과 사내 인트라넷을 연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개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걸릴 뿐 현재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효과 때문에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수백대, 수천대씩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열풍은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됐다. 물론 아이폰의 돛은 2007년도에 달기 시작했지만 훈풍을 만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통 3사 등에 따르면 현재 모바일오피스를 구축한 기업은 120여개로 연내에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만 해도 200여개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3~4개월 만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바일오피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향후 중소기업까지 확산될 태세다.

스마트폰 있으면 '업무 OK'
서류 결재부터 고객 관리까지 '모바일 오피스 시대'


서울도시철도공사, 코오롱, 대한항공, 한진해운, 삼성증권, 삼성SDS, 한진해운, 현대중공업, CJ 등 모바일오피스를 구축한 업체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 때문에 기업 내 일하는 풍경도 바뀌고 있다. 출장 갈 때 노트북을 들고 가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갖고 가는 게 더 익숙해질 날도 멀지 않은 분위기다.

실제로 금융업체 직원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미국 시황을 확인한다고 한다. 한국증권거래소는 스마트폰 확산 덕분에 올해 중 모바일 주식 거래 규모 비중이 전체의 1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일반기업의 임원들은 출, 퇴근 혹은 식사시간에도 실시간으로 올라 온 결재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24시간 켜놓을 정도라고 한다.

모 기업의 한 임원 이야기다. 스마트폰으로 결재 서류가 올라오면 바로 점검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올린다고 한다. 제때 검토하지 않고, 결재가 밀려 있는 날이면 제대로 업무를 보지 않았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정도라고 한다.

스마트폰이 만난 모바일오피스는 직원들을 성실히 일하게 만드는 도구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두고 임직원들 사이에서 '족쇄'와 '수갑'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모바일오피스는 1분, 1초의 촌각을 다투는 업무환경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 똑똑한(Smart)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되고 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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