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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고은 후배 밝힌 영화사 횡포 "백억 벌어도 몇백"

故최고은 후배 밝힌 영화사 횡포 "백억 벌어도 몇백"

머니투데이 | 홍지연 인턴기자 | 입력 2011.02.09 10:28

[머니투데이 홍지연인턴기자]["남은밥좀 주세요" 쪽지 남기고 요절한 최고은 작가 여파]





↑29일 숨진채 발견되 시나리오 작가 고 최고은

고 최고은 작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후배가 폭로한 영화 제작사의 횡포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6시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그 동안 정말 말하고 싶었다. 영화 제작사의 횡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필명 'Fines'는 자신을 최씨의 같은 과 학교 후배라고 소개한 후 "영화계에서 느낀 서러움과 화가 한꺼번에 터진다"는 분노 섞인 표현으로 글을 시작했다.

최씨의 후배는 자신의 지인 A가 겪은 억울한 사연을 상세히 소개했다. A는 작년에 미남 주인공이 출연해 흥행한 영화의 스태프로 일했다고 한다. 그 영화의 동원관객수는 600만이 넘는 수치로 이 후배가 예상하기에 "100억 정도의 수익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의 사연은 이랬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제작사는 A에게 3달에 800만원 주겠다고 하며 계약을 권했다. 하지만 몇 주 뒤 갑자기 말을 바꾸더니 4달로 연장하자고 했다. A는 1달은 봐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같은 돈에 계약을 했다. 하지만 촬영이 길어져 6개월로 늘어났고, 추운 겨울날 밤을 새고 일을 했지만 야근수당 등 초과 업무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이를 참지 못한 스태프들이 제작사에게 기간연장에 대한 추가계약을 요구했지만 제작사는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라. 다른 애들 뽑아서 돈 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태프들은 제작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행여 제작사의 눈 밖에 나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에 따르면 촬영이 끝나고 800만원을 받은 A는 기술스태프로 많이 받은 것이지 일반 연출부나 제작부는 800만원의 절반도 받기 어렵다.

최씨가 겪은 생활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고은 선배님, 아마 자신의 첫 시나리오 계약 후 엄청난 꿈에 부풀어 오르셨을 겁니다. 정말 열심히 쓰셨을 겁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돌아온 건 계약금 중 일부인 몇백만원 정도가 고작이었겠죠"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시했다.

캐스팅과 투자가 확정되어 영화 촬영이 시작될 때까지 제작사는 작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는 기약도 없다.

그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이 제작사를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미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몇 백만원 정도의 계약금 일부만을 받고 언제 영화가 시작돼 나머지 돈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최고은 작가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병이 악화됐다는 것이 이 후배의 주장이다.

그는 "선배의 죽음이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분명 선배가 속해있던 사회 구조의 문제가 더 컸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네요"라며 "감독과 배우들은 아무 힘이 없습니다. 이들을 욕해선 안됩니다. 제작사와 투자사가 문제"라고 밝혔다.

끝으로 "많은 분들이 부디 이 어려운 현실을 알고 영화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네요"라며 "여러분이 보시는 한국의 모든 영화들, 이렇게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으며 뒤에서 일하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몸 바쳐 만드는 영화 입니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한편 최씨는 설을 앞둔 지난 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씨가 수 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오후 6시께 아고라 수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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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지연인턴기자 jiyeo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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