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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

[올해의 인물]"IT·벤처 어게인" 전도…'국민교수' 안철수

[올해의 인물]"IT·벤처 어게인" 전도…'국민교수' 안철수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제 2의 벤처도약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폰의 애플... '실리콘밸리'가
봄바람을 타며 승승장구하는데 '테헤란밸리'는 황량한 겨울 찬바람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IT 코리아'는 간 데 없고 삼성전자나 LG전자마저
애플의 한방에 휘청대고 있다.

아이뉴스24는 'IT 격동의 2010년'을 마감하며 올해의 인물로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를 선정했다. 안 교수는
'21세기형 IT 전문가'로, 스마트폰 열풍, 제 2의 벤처중흥, 대·중소기업
상생 등 올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핵심 키워드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인물이다.



안철수 교수는 "지난 3년전부터 전세계 IT 업계에 혁명적인 변화가 왔는데
 우리만 못따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그의 말에선 이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마음마저
묻어난다. 그는 "창업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벤처라는 게 원래 모험기업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패가
망신, 다시는 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열심히
일하다가 실패했다면, 재기의 기회를 주는 '실패의 요람' 실리콘밸리와
정반대라는 것이다.

안 교수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나 불투명성을 교묘히 이용하는 코스닥의
 머니게임, 체계적인 지원 인프라의 부족 등 벤처 창업에 대한 비정상적인
 현실과 실패확률이 높아지면서 도전 의지가 사리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 결과 IT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갈라파고스' 섬처럼 소외됐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인 벤처기업은 청년일자리를 만들고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안 교수는 한발 나아가 장기
적인 관점에서 건전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기반은 허약하기만한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이 가운데 자리하고
그 아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엮여 하청이나 용역을 맡는 수직형태의 '
동물원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마저 '친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런 평가를 떨쳐내려는 듯 대통령
까지 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불공정거래 관행을 깨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게 대통령의 말대로 쉽게 먹혀들지 않는다.

안 교수는 "대기업 내에서 중소기업 파트너와 직접 일하는 담당자, 혹은
 임원의 인사고과 시스템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대통령, 재벌 총수가
 떠들어봐야 정작 담당자들에 대한 인사고과가 단기적인 1년 수익으로
 평가된다면 대통령 말이라고 듣겠냐는 얘기다. '거룩한 말씀'도 좋지만,
실제로 필요한 실행플랜을 가동하라는 지적이다.

"왜 아무도 거기에 관심 안두는 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표준인사고과시스템에 대해 권고안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일 테고요.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관심을 가지면 성과가
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와 기업 뿐만 아니라 언론도 '말로만 외친다'는 이런 지적은 기자의
 얼굴을 붉어지게 하고 진땀이 흐르게 만든다.

청년실업 해소의 한 대안처럼 회자되는 '1인 창조기업'에 대해서도 안
 교수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한사람이 창업하면 실패 확률이 아주 높아요. 두 사람 이상(2~4명) 공동
창업할 때 두 배 이상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통계로 이미 검증된
 겁니다. 1인 창조기업을 왜 주장하는지 모르겠어요."

안 교수는 때만 되면 정치권이나 정부의 영입대상 영(0) 순위로 거론된다.
최근에는 국가과학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의 의사를
묻자 "이번에도 잘 피해가야 할 텐데..."라고 대신한다.

해박한 IT 지식과 철학, 진실된 삶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지지를 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무릎팍도사를 본 딸아이는 "아빠도
안철수 아저씨 알아요?"라는 물음으로 기자를 평가한다.

안 교수는 요사이 한 달에 한번씩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함께 지방을
돌며 강연에 나선다고 한다.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돌면 내년 3월까지
강연 일정을 끝내게 됩니다. 대학에서 강당을 빌려 일반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강연입니다. '도전정신'이 하나의 주제이고요. 내년 계획은 그
뒤에나 세워볼 겁니다."

2011년은 모바일 혁명이 우리 사회 전체에 어떠한 후폭풍을 몰고 올까.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의 해가 될 신묘년. 우리에겐 지금 안 교수가
말하는 '도전정신'이 가장 필요한 때인 것 같다.
 
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