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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는 외주제작사와 함께 웃는 방송"

"MBS는 외주제작사와 함께 웃는 방송"
지상파 고질병 `외주제작사 쥐어짜기` 탈피
저작권 인정ㆍ표준 제작비…동반성장 나서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ㆍ콘텐츠 펀드도 조성
기사입력 2010.12.22 17:08:51 | 최종수정 2010.12.22 20:38:5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MBS가 방송 새 지평 연다 / ③ 성공을 주는 방송 ◆

"외주제작사가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해도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가 저작권을 가져가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운 제작 구조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KBS 2TV `추노` 등 올해 상반기 최고 흥행 드라마를 만든 초록뱀미디어 길경진 대표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제작비는 회당 4000만원인데 MBC에서 회당 2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률이 20%를 넘어간 뒤 3000만원으로 조정됐지만 부족분은 제작사 몫이었다.

MBC는 `하이킥` 열혈팬들이 인터넷 다시보기 등을 하면서 상당한 부가 수입을 거둘 수 있었지만 초록뱀미디어는 MBC가 벌어들인 뉴미디어 수익 중 10~20%만 받았다고 한다.

지상파 방송의 외주제작사 쥐어짜기 관행은 고질병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드라마를 방송할 수 있는 공중파는 KBS, MBC, SBS 등 3사가 전부. 이에 비해 외주제작사는 무려 400개가 넘는다. 방송 3사 편성을 따내기란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 방송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와 그에 따른 낮은 제작비 책정, 그리고 저작권이 일방적으로 방송사에 귀속되면서 하도급형 외주 시스템이 굳어졌다.

그 결과 지상파 3사의 여론 지배력은 57%, 방송시장 점유율은 64.6%에 달한다. 이창수 판미디어홀딩스 대표는 "저비용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책임은 외주제작사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매경미디어그룹 종합편성채널 MBS(한국매일방송)는 방송 콘텐츠시장에 새바람을 몰고올 모든 준비를 마쳤다.

우선 외주제작사와 함께 사는 상생 구조를 조성할 계획이다.

콘텐츠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개국 첫해 드라마 100%를 외주 제작할 방침이다. 또한 교양 프로그램 중 절반가량을 외주 제작을 통해 수급할 계획이다.

MBS는 외주제작사 공개 모집 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다. 표준 제작비와 저작권 배분 기준을 사전에 제시해 외주제작사에 대해 생존을 보장하게 된다. 드라마 외에 예능ㆍ교양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외주제작사 저작권을 인정해줄 계획이다.

200억원 규모로 방송 콘텐츠 펀드도 조성한다. 경쟁력 있는 외주제작사를 집중 지원해 한국 대표 제작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드라마는 물론 디지털, 3D 등 미래 방송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전폭 지원한다.

류호길 매일경제 종편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장르별ㆍ형태별로 합리적인 제작비를 공시하겠다"며 "우수프로그램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MBS와 함께하는 외주제작사에 성공(Success)을 안겨주는 방송이 되겠다"고 말했다.

`꽃보다 남자` 등을 제작한 그룹에이트 김학윤 부사장은 "지상파와 달리 종편채널은 외주사와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MBS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기획부터 제작, 투자, 마케팅, 수급, 배급까지 협력하는 할리우드식 스튜디오 시스템의 한국형 모델인 셈이다.

MBS는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기획ㆍ창작, 자문ㆍ연구, 매니지먼트, 외주제작, 자본, 배급ㆍ유통, 사업화 등에 걸쳐 광범한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했다.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는 창작센터, 제작센터, 사업센터, 자문위원, 생태계 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창작센터는 기존 도제식 작가시스템에서 벗어나 집단 창작시스템을 도입하고 포맷 개발, 문화기술(CT) R&D 등을 지원한다.

제작센터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예능오락, 교양다큐 등 장르별로 외주제작사가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센터에는 외국 파트너 등과 공동으로 판권사업, 국제 공동제작 사업 등을 주도한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한국형 스튜디오 시스템 모델이 될 만하다"고 평가한 뒤 "기획, 창작, 제작 등 분야별로 드림팀을 참여시켜 MBS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시리즈 끝>

[윤상환 기자]